안철수 '차기 대권주자' 존재감 재확인... 대통령실과 갈등은 숙제

입력
2023.03.08 21:0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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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23.4% 득표... 김기현 이어 2위
'윤심' 못 넘었지만 보수 정체성 각인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안철수 후보가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의 벽을 넘지 못했다. 다만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보수 정체성'을 당원들에게 각인시키며 차기 대권주자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후보는 8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23.37%를 득표, 2위를 차지했다. 당초 목표였던 '결선투표 진출을 통한 역전' 시나리오는 무산됐지만 상당수 국민의힘 당원들의 표심을 얻는 성과를 거뒀다. 이준석 전 대표의 지원을 받은 천하람 후보가 공언했던 '실버크로스(2, 3위 역전)'도 허용하지 않았다.

안 후보는 전대 종료 후 페이스북에 "당원들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당의 화합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썼다. 그는 김기현 후보의 과반 득표가 발표되는 순간,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청하며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에 뿌리를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당내 우군이 마땅치 않아 이번 전대를 사실상 '단기필마'로 치렀다.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조직력보다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앞세워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를 이끌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전대 레이스 도중 안 후보 개별 일정에 참석한 현역의원은 비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서병수 의원과 국민의당 시절부터 함께한 이태규 의원 정도였다. 김 신임 대표가 친윤계 현역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나경원 전 의원 등과 적극 연대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비록 당권 도전에 실패했지만 국민의힘 차기 대권주자라는 인식은 당 안팎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안 후보는 전대 기간 친윤계의 정체성 공세에 대해 "나는 건강한 보수주의자"라고 맞받았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바닥 당심에는 당의 개혁을 바라는 이들이 적지 않음을 확인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김기현(왼쪽) 신임 당대표가 안철수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김기현(왼쪽) 신임 당대표가 안철수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안 후보가 '친윤 후보'를 자처했는데도 당 주류인 친윤계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오히려 대통령실과 갈등만 불거진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안 후보의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 표현에 과민 반응을 보이면서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이라는 표현을 언론에 흘렸다. 안 후보도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대 개입 의혹과 관련해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고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에 안 후보는 곧장 대통령실과 관계회복에 나설지 아니면 적정 거리를 두면서 향후 여권이 어려울 때 재등판을 모색할지를 두고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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