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업계에도 JMS... 정명석 최측근, 정부 '1등급 훈장' 받은 중소기업 소유

입력
2023.03.14 04:00
수정
2023.04.24 16: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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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금탑산업훈장' 수상한 화장품 업체
측근 일가 소유... 前 신도 "주님 기업이라 해"
문화재단·체육단체 수장도, "JMS 무관" 반박

2018년 말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수요예배에서 정명석 교주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B씨가 사회를 보고 있다(왼쪽 사진). B씨가 "선생님을 단상으로 모시겠다"고 소개하자 정명석이 등장해 설교를 이어간다. 전 JMS 신도 제공 CTN방송 영상 캡처

2018년 말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수요예배에서 정명석 교주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B씨가 사회를 보고 있다(왼쪽 사진). B씨가 "선생님을 단상으로 모시겠다"고 소개하자 정명석이 등장해 설교를 이어간다. 전 JMS 신도 제공 CTN방송 영상 캡처

여성 신도 성(性) 착취 논란 등으로 파장을 일으킨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교주의 최측근이 여러 차례 정부 훈장과 표창을 받은 유명 화장품 업체 소유주로 확인됐다. 검찰과 국가정보원, 방송, 대학가 등 각계각층에 JMS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산업계도 무관하지 않을 수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중소화장품 기업 A사의 2017~2021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분 39%를 B씨가, 41%를 업체 대표가 보유하고 있다. 두 사람은 부부로 추정된다. 법인 등기부등본상 2011년까지 경기 용인시에 있던 대표 주소지의 소유주가 바로 B씨였다. 그는 2015년 주소지를 서울 강남구 빌라로 이전했는데, 이번엔 명의가 대표로 돼 있다. 나머지 지분을 10%씩 보유한 또 다른 두 명은 B씨와 성(姓)이 같아 부부의 자녀로 보인다. 사실상 B씨 일가가 회사 지분 100%를 소유한 셈이다.

A업체는 서울 강남구 등에 매장이 있고, 일반에도 잘 알려진 화장품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유명 백화점에 입점했다. 미국, 영국, 중국 등 수출 국가가 20곳이 넘어 2017년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대표가 정부가 주는 1등급 산업훈장(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2015년과 2019년, 2020년 무역의 날에는 임직원이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B씨는 정명석의 최측근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B씨와 JMS의 연결고리는 2004년 김도형 단국대 교수가 이끄는 반(反)JMS 단체 ‘엑소더스’ 활동가들의 도청을 시도했다가 유죄를 받은 사건에서 일찌감치 드러났다. 당시 판결문에 따르면, B씨는 2003년 엑소더스 활동가를 감청ㆍ추적하는 장비를 사기 위해 자신이 담임목사로 있던 교회 성금 900만 원을 횡령하고, 장비 구매 및 추적 활동을 지시ㆍ보고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업무상 횡령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2004년 6월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고, 이듬해 1월 확정 판결을 받았다.

2017년 2월 JMS 종단 시상식에서 신도들에게 상장을 수여할 때 A사 브랜드 화장품이 부상으로 증정되고 있다. "부상으로 '섭리기업' A에서 화장품이 후원된다"는 설명이 등장한다. 전 JMS 신도 제공 CTN방송 영상 캡처

2017년 2월 JMS 종단 시상식에서 신도들에게 상장을 수여할 때 A사 브랜드 화장품이 부상으로 증정되고 있다. "부상으로 '섭리기업' A에서 화장품이 후원된다"는 설명이 등장한다. 전 JMS 신도 제공 CTN방송 영상 캡처

하지만 B씨가 이후에도 JMS 활동을 이어간 정황은 다수 포착됐다. 본보가 입수한 2017년 JMS 종단 시상식 영상에서 정명석 총재 이름으로 공적상이 수여될 때 사회자는 “부상으로 ‘섭리기업 A’의 화장품이 후원된다”고 여러 번 소개한다. 김 교수는 “섭리는 JMS를 부르는 말”이라며 “A사 전신의 이름을 정명석이 직접 지었고, JMS 방문판매 업체로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2015년 A사에서 일했다는 전 JMS 신도도 “당시 모든 경제활동이 불허됐는데, A사 취직은 받아들여져 1년 가까이 다녔다”며 “B씨가 사원 교육할 때마다 ‘이 기업은 주님을 위한 것’이라는 말을 반복했다”고 증언했다. 2018년 말 촬영된 JMS 예배 영상에는 사회를 보던 B씨가 “선생님을 모시겠다”면서 정명석을 설교자로 소개하는 장면도 나온다.

그는 문화ㆍ체육계에도 관여했다. 독립ㆍ저예산 영화 시상식 등을 후원하는 문화재단 이사장이고, 2020년부터는 한 체육단체 연맹 회장도 맡고 있다. B씨는 2018년 개명하는데, A사 감사보고서와 문화재단 등기에도 바뀐 이름이 명시됐다.

그가 연맹 회장 취임 직전 해당 종목 선수와 지도자를 포섭하려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종목 국가대표로 활동하는 C씨는 “2019년 후원자들에게 인사하는 자리가 있어 갔는데 충남 금산의 JMS 수련원이었으며 B씨도 동행했다”고 말했다.

B씨 측은 본보 질의에 “연맹 회장에 취임한 뒤로는 JMS 활동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A업체 역시 “JMS와 무관한 사기업”이라며 “홍보나 사회공헌 차원에서 지인 부탁으로 화장품을 무상 제공한 적이 있는데 그중 JMS 관계자가 있었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반론보도문] 산업계에도 JMS... 관련

본보는 3월 14일자 <산업계에도 JMS… 정명석 최측근, 정부 ‘1등급 훈장’ 받은 중소기업 소유> 제목의 기사에서 화장품 기업인 A업체와 모 체육단체 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B씨가 JMS와 연관이 있다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A사 측은 “이전에 사용한 사명은 정명석과 아무런 관계가 없고, JMS 방문판매업체가 아니다. 회사 직원들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서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여 근무하고 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B씨는 “자신은 연맹 회장 취임 전에도 해당 종목 국가대표인 C씨를 JMS에 포섭하려 한 적이 없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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