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에 직접 참가하더니 브랜드까지 론칭...신세계가 한우에 진심인 까닭은

입력
2023.03.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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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바이어가 직접 경매 참가한 '직경매 한우' 확대
킴스클럽 지난해 송아지 110마리 사육 시작
축산 중간 유통 생략 위해 직접 뛰어들어

2021년 축산 바이어가 경매에 직접 참여해 매입한 '직경매 한우'를 선보였던 신세계가 직경매 매입 한우 수를 늘리고 기준을 강화해 자체 브랜드 '신세계 암소 한우'를 론칭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선보인 신세계 암소 한우. 신세계백화점 제공

2021년 축산 바이어가 경매에 직접 참여해 매입한 '직경매 한우'를 선보였던 신세계가 직경매 매입 한우 수를 늘리고 기준을 강화해 자체 브랜드 '신세계 암소 한우'를 론칭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선보인 신세계 암소 한우. 신세계백화점 제공


백화점 업계 최초로 직경매 한우를 선보였던 신세계백화점이 이번에는 한우 브랜드 '신세계 암소 한우'를 선보인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이랜드리테일의 대형마트 킴스클럽이 한우 공급 가격을 낮추기 위해 직접 송아지 사육에 나선 데 이어 신세계까지 한우 브랜드를 만드는 등 축산 유통에 직접 뛰어드는 유통업체가 늘고 있다.

신세계는 2021년부터 축산 바이어가 직접 경매에 참여해 매달 40두의 암소를 매입해 왔다. 10년 경력의 축산 바이어는 매매참가인 자격증을 획득, 충북 음성 한우 공판장에서 당일 나온 한우 리스트를 미리 확인한 뒤 좋은 한우를 골랐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매입한 한우는 신세계가 직접 사들이는 물량의 25% 수준으로, 중간 가공과 중간 유통 과정을 없애 매입 가격은 더 저렴해졌다.

신세계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갔다. 직경매 한우가 완판 행진을 이어갈 정도로 고객 반응이 뜨겁자 아예 한우 브랜드를 론칭해 한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백화점 업계에서 자체 한우 브랜드를 만드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직접 바이어가 경매에 참가해 고기를 사들이다 보니 20~25%까지 가격이 저렴해지는 효과가 있었다"라며 "합리적 가격에 품질 관리까지 되니 상품을 늘려 브랜딩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이를 위해 직경매 한우 운영·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엄격한 자체 품질 기준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암소 한우는 부드러운 육질과 풍미가 있는 대신 임신과 출산 등으로 동일 등급 내에서도 품질 편차가 크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지난 2년 동안 직경매 한우를 운영한 결과 1등급의 마블링이 적은 담백한 고기가 고객 선호도가 가장 높은 상품으로 나타나 △60개월 이하 한우 중 △출산을 4회 이하로 한 암소들을 고르고 △고기가 담백해 로열 사이즈로 통하는 320~400kg 내외의 개체만 취급하기로 했다. 여기에 육색과 지방의 색까지 신경 써 까다롭게 엄선한다는 계획이다.

암소 한우 상품 비중도 직접 매입 물량의 절반 수준인 매달 80두까지로 두 배 늘린다. 관련 인원도 경력 10년 이상의 축산 분야 베테랑인 지정 중매인 4명을 늘리기로 했다. 신세계는 앞으로 한우에 이어 돼지고기까지 자체 브랜드 론칭을 꾀할 예정이다.

킴스클럽도 지난해 3월부터 송아지 110마리를 매입해 전남 장흥의 축사에서 기르기 시작했다. 대형마트가 송아지를 직접 사들여 키우는 첫 사례로, 축산 전문 상품기획자(MD)도 머물며 송아지를 돌본다. 역시 소고기의 복잡한 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 거품을 걷어내기 위한 시도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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