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밭 사이 노란 꽃물결... 빛바랜 간판엔 7080 정겨움

입력
2023.03.18 10:00

의성 산수유마을과 탑리마을

여행객이 반려견과 함께 300년 이상 된 산수유나무 3만 여 그루가 군락을 이룬 의성산수유마을 산책로를 걷고 있다. ⓒ박준규

여행객이 반려견과 함께 300년 이상 된 산수유나무 3만 여 그루가 군락을 이룬 의성산수유마을 산책로를 걷고 있다. ⓒ박준규

화창한 봄 햇살이 산골까지 파고들었다. 의성 산수유마을에도 지난주부터 노란 물이 들었다. 서울에서 의성에 가려면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그러나 읍내에서 드물게 다니는 농어촌버스를 이용해 현지 여행지로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다. 청량리역에서 KTX이음을 타고 안동역에 내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이번에는 반려동물을 태울 수 있는 롯데렌터카를 이용했다.

노랗게 물든 산골, 의성산수유마을

첫 목적지 의성산수유마을로 향한다. 사곡면 화전리 일대에 300년 이상 된 산수유나무 3만 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나뭇가지마다 산수유꽃이 활짝 피어 노란 물결이 황홀경이다. 마을 주차공원이나 화전3리 복합센터에 주차한 뒤, 전망대까지 2.7㎞ 구간이 화사한 산수유 꽃길이다.

산수유마을 다기능 주차공원이나 화전3리 산수유마을 복합센터에 주차한 뒤, 이정표를 따라 전망대까지 2.7km의 산수유 꽃길이 이어진다. ⓒ박준규

산수유마을 다기능 주차공원이나 화전3리 산수유마을 복합센터에 주차한 뒤, 이정표를 따라 전망대까지 2.7km의 산수유 꽃길이 이어진다. ⓒ박준규


초록 마늘밭과 노란 산수유가 어우러져 산뜻한 봄기운을 내뿜는 의성산수유마을. ⓒ박준규

초록 마늘밭과 노란 산수유가 어우러져 산뜻한 봄기운을 내뿜는 의성산수유마을. ⓒ박준규

산수유광장에서 오솔길을 따라 느릿느릿 걷는다. 끝없이 줄지어 선 나무마다 노란 산수유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마치 손님을 맞이하는 환영 인파처럼 느껴진다. 연초록 마늘밭과 조화를 이룬 샛노란 꽃송이를 보노라면 정신이 아득해진다. 청아한 시냇물 소리에 귀도 즐겁다. 어디 그뿐인가. 길을 덮어 터널을 이룬 꽃길은 기념사진을 찍기에 더없이 좋다. 간이 쉼터에서 잠시 숨을 돌리면 무릉도원에 들어온 듯 황홀하다.

다시 길을 따라가면 집과 돌담, 산과 들판이 어우러진 화전2리에 닿는다. 조선 선조 13년(1580) 통정대부 호조참의를 지낸 노덕래가 정착해 형성된 마을이다. 개척 당시 다래와 머루 넝쿨이 우거져 숲실마을로 불렸다고 한다. 전망대까지 마지막 200m는 오르막 구간이다. 수채화 같은 야산과 마을 풍경이 송골송골 맺힌 땀을 식힌다. 상춘객을 설레게 하는 축제, ‘산수유마을 꽃맞이 행사’가 18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의성산수유마을의 꽃길 산책로. ⓒ박준규

의성산수유마을의 꽃길 산책로. ⓒ박준규


돌담이 정겨운 의성산수유마을. ⓒ박준규

돌담이 정겨운 의성산수유마을. ⓒ박준규


어둑한 산기슭에 노랗게 피어난 산수유가 몽환적 풍광을 자아낸다. ⓒ박준규

어둑한 산기슭에 노랗게 피어난 산수유가 몽환적 풍광을 자아낸다. ⓒ박준규


또 다른 숨겨진 명소, 산운마을과 탑리마을

금성면으로 이동하면 영천 이씨 집성촌 산운마을이 있다. 금성산 수정계곡 아래 산과 구름이 조화를 이룬 마을이다. 40여 채의 고택과 돌담, 고목이 어우러져 대감마을로도 불린다. 골목길을 걸으면 마치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 고즈넉하다. 고전 사극 촬영장에 들어선 듯하다. 마을 앞 산운생태공원에는 50여 종의 수목과 공룡 조형물이 어우러져 있다.

금성산 아래 40여 채의 고택이 자리 잡은 의성 산운마을. ⓒ박준규

금성산 아래 40여 채의 고택이 자리 잡은 의성 산운마을. ⓒ박준규


산운마을 운곡당. 순조 3년(1803) 이희발이 지었으며 안채, 사랑채, 고방채로 구성된 조선 후기 의성 지방 양반집이다. ⓒ박준규

산운마을 운곡당. 순조 3년(1803) 이희발이 지었으며 안채, 사랑채, 고방채로 구성된 조선 후기 의성 지방 양반집이다. ⓒ박준규


산운마을 앞 생태공원의 공룡 조형물. ⓒ박준규

산운마을 앞 생태공원의 공룡 조형물. ⓒ박준규

인근에 탑리마을이 있다. 세탁소, 다방, 이용원, 미용실, 금은방 등의 간판을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1970~1980년대 시골 동네에 온 듯하다. 흑백 버스 벽화가 그려진 금성버스터미널 대합실은옛 시골 정류장 모습 그대로다. 목적지와 금액을 빼곡히 적은 요금표, 하루에 몇 번 없는 버스 시간표를 분필로 적어 놓은 칠판엔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난다.

마을 이름이 탑리인 이유가 궁금해진다. 국보 ‘탑리리5층석탑’이 마을 중심에 있어서다. 10여m 높이의 탑은 통일신라시대 전기에 세워진 모전석탑으로, 목탑과 석탑의 특징을 두루 갖추고 있다. 절은 없지만 든든하게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탑리리5층석탑. 목탑과 석탑 양식이 결합된 모전석탑이다. ⓒ박준규

탑리리5층석탑. 목탑과 석탑 양식이 결합된 모전석탑이다. ⓒ박준규


금성버스터미널 버스 시간표. 목적지와 시간이 칠판에 분필로 적혀 있다. ⓒ박준규

금성버스터미널 버스 시간표. 목적지와 시간이 칠판에 분필로 적혀 있다. ⓒ박준규


탑리마을의 빛바랜 간판이 7080세대의 향수를 자극한다. ⓒ박준규

탑리마을의 빛바랜 간판이 7080세대의 향수를 자극한다. ⓒ박준규


반려견과 여행이라면 의성펫월드

반려견과 함께 여행을 계획한다면 의성펫월드를 추천한다. 2020년 문을 연 반려견 전용 테마파크다. 실내·외 반려견 놀이터와 쉼터, 카페, 실내 달리기 시설(도그런), 어린이 놀이터, 오토캠핑장, 산책로 등을 갖추고 있다. 야외 공간에서는 안전줄을 풀고 반려견이 자유롭고 신나게 뛰어 놀 수 있다. 주인과 함께 장애물 통과(어질리티) 훈련도 가능하다. 반려견 행동교정 교실, 반려견 스포츠 시범, 반려 동물을 이해하기 위한 ‘펫티켓’ 교육, 반려동물 전문가와 직업 탐색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매월 1·2·4주에는 중·소형견, 3주에는 대형견(체고 40㎝ 이상)이 입장할 수 있다. 이용료는 견주 5,000원(어린이 3,000원), 중·소형견 3,000원, 대형견 5,000원이다. 쉼터와 오토캠핑장 이용료(3~5만 원)는 별도다. 당진영덕고속도로 서의성IC에서 가깝다.

단북면에 위치한 의성 펫월드 입구. ⓒ박준규

단북면에 위치한 의성 펫월드 입구. ⓒ박준규


의성펫월드에서 한 견주가 반려견에게 장애물 넘기 훈련을 시키고 있다. ⓒ박준규

의성펫월드에서 한 견주가 반려견에게 장애물 넘기 훈련을 시키고 있다. ⓒ박준규


의성펫월드에서 반려견들이 자유롭게 뛰어놀고 있다. ⓒ박준규

의성펫월드에서 반려견들이 자유롭게 뛰어놀고 있다. ⓒ박준규


의성 여행 경비 아끼는 방법

의성군은 올해 1박 2일 이상 의성에 묵는 여행자의 경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①의성군청 홈페이지 '고시/공고' 항목에서 '의성투어 여행경비 지원신청서'를 내려받아 여행 계획서 제출
②1박 이상 의성 지역 숙박업소 이용, 관광지(전통시장과 축제장도 해당) 3곳 이상 방문, 식당 1곳 이상 이용
③여행을 마치고 10일 이내에 이메일(stj2012@korea.kr)로 여행 경비 지원신청서 제출(여행자 명단 또는 신분증 사본, 업소 이용 영수증, 신청인이 포함된 관광지 방문 사진 포함)하면
④다음 달 15일까지 경비 일부 지원(영수증 총합 10만 원 이상 제출 시 5만 원, 20만 원 이상 제출 시 8만 원).
관련 예산 소진 시까지 지원하며, 자세한 내용은 의성군청 관광문화과 관광기획팀(054-830-6096)에 문의.



박준규 대중교통여행 전문가 blog.naver.com/saka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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