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금융 불안에도 0.5%포인트 인상...물가 잡기 ‘초강수’

입력
2023.03.16 22:58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등 금융 불안 고조
ECB "물가 잡는 게 우선"...기준금리 연 3.5%로

지난달 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로이터 연합뉴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럽 20개국의 중앙은행인 유럽중앙은행(ECB)이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연 3.50%로 확정했다. 전일 스위스의 다국적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의 파산설이 도는 등 금융 불안이 컸지만, 인플레이션 진화에 더 무게를 두고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기조를 유지했다.

앞서 ECB는 지난달 2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뒤 3월에도 빅스텝 인상을 예고했다. 그러나 복병이 닥쳤다. 10일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고, 12일 시그니처 은행 파산까지 이어지며 세계 금융시장에 공포가 번졌다. 그리고 14일 CS 역시 자금난이 우려된다며 주가가 한때 30%까지 하락하기까지 했다. 악재가 연달아 겹치며 시장 불안이 고조되자, 블룸버그통신 등은 “0.2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다”며 ECB가 인상폭을 낮출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을 뒤집고 ECB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ECB의 숙원과제였던 인플레이션을 먼저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CB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오랫동안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사회는 인플레이션을 2%대 중기 목표로 적시에 되돌리겠다는 목표에 따라 금리를 0.5%포인트 올리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 불안을 완전히 간과한 건 아니었다. ECB는 이날 “유로존 금융 시스템에 필요할 경우 유동성 지원을 제공하고, 통화 정책의 원활한 전달을 위한 완벽한 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ECB는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여섯 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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