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아파트 '쇠구슬 테러' 60대 "어디까지 날아가나 궁금했다"

입력
2023.03.20 11:30
수정
2023.03.2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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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구속 후 범행 동기 등 본격 조사 착수

새총으로 쇠구슬을 쏴 아파트 베란다 유리창을 파손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A씨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미추홀구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새총으로 쇠구슬을 쏴 아파트 베란다 유리창을 파손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A씨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미추홀구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새총으로 쇠구슬을 쏴 아파트 옆 동 유리창을 잇따라 깨뜨린 60대 남성을 구속한 경찰이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20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구속된 A씨는 앞서 경찰 조사에서 "쇠구슬이 어디까지 날아갈지 궁금해서 쐈다"며 "특정 가구를 조준해서 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쇠구슬을 여러 발 발사해 아파트 3개 가구에 피해를 입힌 점 등을 볼 때 호기심에 쐈다는 취지의 A씨 진술에 신빙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구속 상태에서 정확한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A씨는 지난 10일 연수구 송도동 한 32층짜리 아파트에서 옆 동을 향해 새총으로 지름 8㎜짜리 쇠구슬을 여러 발 쏴, 3개 가구의 유리창을 깨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피해 가구 중 한곳인 29층 주민의 112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아파트 주변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1층 인도에서 쇠구슬 2개를 발견했다. 피해 가구는 모두 20층 이상 고층으로, 2개 가구는 같은 동이었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과 쇠구슬 판매업체 탐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쇠구슬 발사지점 방향 감정 등을 통해 의심 가구를 특정해 A씨를 지난 17일 자택에서 검거했다. 그는 피해 가구들과 100m가량 떨어진 옆 동에 살고 있고, 자택에선 새총과 쇠구슬, 새총용 고무밴드, 표적지 등이 무더기로 나왔다. 경찰은 새총 등을 모두 압수했다. 새총을 개조한 흔적 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 앞에서 취재진으로부터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나" 등 질문을 받았으나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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