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으로 뒤덮인 법원... 재판 일정 협의·경호 문제로 골머리

입력
2023.03.22 15:4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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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격주 출석 중
다수 사건으로 재판부 일정 협의도 난항
검찰, 정진상 재판에 이 대표 사건 병합 신청
법원, 극렬 시위자 돌발 행동 경호 문제 고심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이한호 기자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이한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위례 개발사업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기소되면서 대장동 관련 재판을 추가로 떠안은 법원도 골머리를 앓게 됐다. 이미 격주로 법원에 출석하고 있는 이 대표의 추가 재판 일정을 어떻게 잡을지부터 현직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경호 문제에 이르기까지 고려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대장동 사건 공판준비기일 등을 고려할 때 이르면 5월부터 매주 법정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이 대표는 지난 3일부터 격주 금요일 서초동에 출석 도장을 찍고 있다. 이날 대장동 관련 재판이 추가되면서 이 대표는 최소 1주일에 한 번은 법정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형사재판은 민사재판과 달리 피고인 출석을 의무화하고 있다.

향후 이 대표 사건을 맡게 될 재판부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앞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 대장동 사건 핵심 피고인들이 배임과 뇌물 등 여러 사건으로 중복 기소되면서 법원에선 재판 일정 협의조차 쉽지 않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특히 김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경우 각각 5개 사건에 연루돼 따로 재판을 받고 있다. 수도권 법원의 한 판사는 "피고인들이 파생 사건에서도 서로 핵심 증인이 되는 형국이라 재판부로선 더욱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사건이 기존 대장동 재판에 병합될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검찰은 일단 첫 정식 공판을 앞두고 있는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뇌물 혐의 사건에 이 대표 사건을 병합 신청했다. 정 전 실장은 앞서 대장동·위례신도시 민간 개발업자들에게 2억4,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이날 이 대표와 대장동 등 사건 전반을 공모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가 1년 반째 심리 중인 대장동 일당의 배임 혐의 사건은 이미 80차례 공판이 열려 새롭게 이 대표 사건이 끼어들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이재명 대표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나오는 만큼 법원은 경호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3일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할 당시 법원 청사 앞은 지지자와 반대자들, 유튜버 등이 한데 모여 큰 혼란을 빚었다. 극단적 시위자들이 돌발행동을 취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법원 관계자는 "비슷한 시간대에 출석하는 대장동 사건 피고인들을 반대편 출입문으로 안내하는 등 기존 방침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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