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과원, 국내 최초 보리고래 해부… "생태학적 특성 밝힌다"

입력
2023.03.2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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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전북 부안 해변에 떠밀려온 사체 해부

지난 23일 전북 부안군 변산면 하섬 해변에 떠밀려 온 보리고래. 부안해양경찰서 제공

지난 23일 전북 부안군 변산면 하섬 해변에 떠밀려 온 보리고래. 부안해양경찰서 제공


국립수산과학원은 국내 최초로 보리고래(Sei whale, Balaenoptera borealis)에 대한 과학적 해부 조사를 실시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조사 중인 보리고래는 지난 23일 전북 부안군 변산면 하섬 해변에 죽은 채 떠밀려 온 체장 9.6m 수컷으로 연구를 위해 울산 수과원 고래연구센터에 이송됐다.

보리고래는 보리가 익을 때 즈음 국내 연안에서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체장은 최대 19.5m까지 성장하며, 수염고래 중 대왕고래, 참고래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종이다. 깊은 바다에 서식하고 회유시기가 불규칙해 다른 고래에 비해 생태적 특성 등에 대해선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국내에선 2004년 혼획·좌초 기록으로 남아있는 것이 유일할 뿐 생물학적·유전학적 정보는 전무하다.

대형고래류 가운데 처음인 보리고래 조사는 지난 27일부터 고래연구센터 내 복합연구동 해부조사실에서 시작돼 오는 29일 끝난다. 수과원과 해양포유류 보존의학 네트워크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상세한 해부학적 특성과 연령 확인 등을 포함한 생물학적 조사 △위내용물을 통한 먹이생물 파악 등 생태학적 조사 △감염 기생충 및 미생물 확인 등 병리학적 조사 △유전적 특성 조사와 환경영향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다.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국내 최초로 과학적 환경에서 희귀한 대형 보리고래를 해부조사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보리고래에 대한 생물학적·유전적 다양한 연구결과를 도출해 해양포유류 연구 발전과 해양생태계 보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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