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통령실의 '허위 네거티브' 비판에 "엉뚱한 곳에 탓만"

민주, 대통령실의 '허위 네거티브' 비판에 "엉뚱한 곳에 탓만"

입력
2023.04.11 14:00
수정
2023.04.11 17:5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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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동맹국에 항의해 바로잡아야"
고민정 "바이든-날리면 시즌2" 지적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11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감청 의혹에 대한 대통령실 대응 방식을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도·감청에 취약해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거나, 미국에 분명한 항의를 요구하는 야권의 지적을 '외교 자해행위', '허위 네거티브 의혹' 등으로 규정한 대통령실의 태도를 '미국에서 뺨을 맞고 야당에 화풀이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안보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 전 국가안보실장과 외교비서관의 대화가 그대로 털렸는데 또다시 엉뚱한 곳만 탓하니 기가 막히다"며 "정부가 국민께 제대로 설명하고 동맹국에 적극적으로 항의해 바로잡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장기간 미국으로부터 감청당한 사실이 알려진 뒤 "동맹국 간 스파이 행위는 독일인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2013년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항의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대통령실이 말하는 '동맹을 흔드는 세력'은 대체 누구냐, 처음 보도한 외신이냐 아니면 이를 받아쓴 국내 언론이냐 아니면 국가적 위기를 막고자 신속한 점검과 대책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야당 의원이냐"고 반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날 '용산 대통령실이 도·감청에 청와대보다 더 안전하다'고 반박한 것에 대해선 "그런데 왜 북한 무인기에 대통령실 주변 상공이 뚫렸느냐"면서 대통령실 이전 졸속 추진 논란을 재점화했다.

민주당은 국회 운영위, 외교통일위, 국방위 등 관련 상임위 개최를 통한 도청 의혹 진상 규명을 거듭 요구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관련 상임위 개최를 위한 여야 간사 간의 협의를 시도 중인데 국민의힘이 전혀 응하지 않고 거부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재명 "감청 의혹 사실이라면 매우 실망스러운 사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대통령실 감청 의혹과 관련해 "사실이라면 신뢰에 기반한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매우 실망스러운 사태"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한국 정부가 발표한 것처럼 이것이 사실이 아니고 문서 위조 결과이기를 바란다"면서도 "객관적 상황들을 보면 실제로 도청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배후 세력 개입 가능성을 제기한 대통령실 주장에 대해 '민주당을 지칭한 것으로 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설마 그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초 보도한 미국 언론을 그렇게 말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얼핏 든다"고 여유롭게 응수했다. 전날 대통령실은 "이번 사건을 과장하거나 혹은 왜곡해서 동맹관계를 흔들려는 세력이 있다면 많은 국민들로부터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며 야당을 암시하는 듯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고민정 "때린 사람 두고 이를 지적한 사람에게 화내는 형국"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대(對)일본 굴욕외교 저지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대통령실 대응을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 방미 중 불거진 비속어 사용 논란이 MBC 고발로 이어진 것에 빗대 "'바이든-날리면 시즌2'를 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도청을 한 당사국인 미국에 대한 항의가 먼저 있어야 하는 게 수순 아니겠느냐"며 "그런데 그게 아니라 지금 국내를 향해 계속 뭔가를 말씀하고 있다. 때린 사람은 따로 있는데 그걸 지적한 사람을 향해 화를 내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이성택 기자
우태경 기자
김종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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