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떠들 이유 없다” 통영시장 발언에 어민들은 '부글부글'

입력
2023.05.17 11:10
구독

굴 양식업 30년 종사한 어민 이기명씨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
"지자체와 수협, 반대 입장 못 내게 압력"

천영기 통영시장이 15일 오전 국회 소통관 앞에서 열린 통영 수산물 소비촉진 국회 시식·판매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그는 11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책은 갖고 있지만 시끄럽게 떠들 이유가 없다. 오염수 이야기를 하면 통영 수산물이 안 팔린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자 16일 "안타까운 마음에서 한 발언"이라며 사과했다. 연합뉴스

천영기 통영시장이 15일 오전 국회 소통관 앞에서 열린 통영 수산물 소비촉진 국회 시식·판매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그는 11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책은 갖고 있지만 시끄럽게 떠들 이유가 없다. 오염수 이야기를 하면 통영 수산물이 안 팔린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자 16일 "안타까운 마음에서 한 발언"이라며 사과했다.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통영시장이 “시끄럽게 떠들 이유가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해 한 어민은 “어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압력을 넣으려 의도적으로 한 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천영기 통영시장은 지난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염수 방류) 대책은 갖고 있지만 시끄럽게 떠들 이유가 없다. 오염수 이야기를 하면 통영 수산물이 안 팔린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천 시장은 16일 입장문을 내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수산 분야 피해가 불 보듯 뻔해 시장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에서 한 발언이었다"고 사과했다.

통영에서 30년간 굴 양식업 종사한 어민 이기명씨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나와 천 시장 발언에 대해 “시장이 원전 오염수 최일선에서 방류 반대에 앞장서지는 못 할 망정 이런 망발이 어디 있나”며 “어민들한테 (반대 입장 내지 말라고) 압력을 넣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씨는 지자체와 수협이 지속적으로 어민들의 반대 목소리를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 4월 11일 날 원전 오염수 반대 궐기대회를 하려고 이순신공원에서 계획이 잡혔었다”며 “정부에서 압력을 넣고 수협조합에도 압력을 넣고 하니까 어민들이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민들은 (수협) 대출금이라든지 정부지원금에 종속돼 있지 않느냐. (오염수 방류 반대 목소리 내는 것과)다 연계가 되니까 어민들은 자연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 “그렇게 연결되기 때문에 천 시장이 의도적으로 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통영 어민들의 분위기에 대해 “정부가 반대 입장을 내지 말라고 압력을 넣어서 지금 어민들이 망설이고 있고, 위축돼 있다”고 전했다.

2021년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어민들이 굴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 통영=우태경 기자

2021년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어민들이 굴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 통영=우태경 기자

그는 또 오염수가 방류될 경우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씨는 “쿠로시오 해류가 동해안으로 북상하는데 제일 먼저 닿는 곳이 통영이라 제일 먼저 직격탄을 맞는다”며 “통영시는 우리나라 굴 양식의 80% 이상을 생산하는 곳인데 통영 굴 수출길이 막힌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 여파가 남해안에서부터 일파만파로 전 수산업계로 퍼질 것”이라며 “그런데 정부가 이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 어민 죽으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보라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