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이재명, 행정가로서 때를 못 벗어… 김남국 제소 만시지탄"

입력
2023.05.18 10:26
수정
2023.05.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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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참을 하려면 단칼에 해야 되는데..."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7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에 참석, '민주당 집권 5년 반성과 교훈'이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7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에 참석, '민주당 집권 5년 반성과 교훈'이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이 가상화폐(코인) 보유 의혹으로 탈당한 김남국 의원을 뒤늦게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한 것과 관련,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표에 대해 “행정가로서의 때를 벗지 못한 것 아닌가”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 관련 조치가 때늦은 결정이라는 취지다.

조 의원은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 체제가 되고 난 이후에 우리 당내 민주주의가 굉장히 약화됐다는 생각”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조 의원은 김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를 ‘만시지탄’(晩時之歎·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쳐 원통해 탄식함)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쇠도 달궜을 때 두드리라는 말이 있지 않나”라면서 “김 의원이 전격적으로 탈당 선언을 했을 때 꼬리 자르기다, 면피용이다라는 말들이 얼마나 많았나. 그런데 ‘그거 아니다’라고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고 또 마지막 기회였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 이 대표가 ‘읍참마속’(泣斬馬謖·원칙을 지키기 위해 아끼는 사람을 내침)의 결단을 내렸다며 옹호하는 의견도 평가절하했다. 조 의원은 “(김 의원이 탈당하도록) 그냥 보내버리고 ‘이게 뭐야’라고 됐다가 떠밀리듯이 사흘이 지나서 그렇게 발표를 했다”면서 “읍참을 하려면 단칼에 해야 되는데 할까 말까 이걸 한 사흘 정도 해버리면 마속은 아마 쫄려서 죽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윤리위 제소로 이게 모든 게 다 끝나는 게 아니다. 지금 당내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지 않나”라면서 이번 조치만으로도 부족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직업(職業)이라는 게 있다. 직(職)은 어떤 자리, 의장, 위원장. 업(業)은 마땅히 해야 될 일로, 하늘이 나한테 준 일, 사명”이라면서 “대개 직업이 국회의원이라고 그러는데 직만 붙들고 있지 업, 업을 업신여긴다. (김 의원이 상임위 활동 중 코인 투자한) 이것도 업을 업신여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청문회 당시 김 의원의) 이모 발언 한 것도 나중에 보니까 원래 그 방에서 준비한 질문지가 아니었던 것 같다”며 “다른 의원 질문지를 받아가지고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혜원 전 의원이 신당 창당을 거론하는 등 ‘김남국 살리기’에 나선 것과 관련해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조 의원은 “일부 지지층들이야 따르겠지만 국민들을 자기 주머니 속 공깃돌로 아나, 언제나 꺼내가지고 이렇게 하면 다 따라오고 그러나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열린민주당 창당해서 3명 국회의원 만들었던 그걸 상상을 하시는 것 같은데 국민들께서 보시는 시각이 어떤 건지 좀 잘 좀 생각하시기 바라고, 설령 비례 1번을 줘가지고 된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게 제대로 된 국회의원 의정활동을 할 수 있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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