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강수량 많을 올여름...예측 불허 폭우 '선상강수대' 주의보

입력
2023.05.19 17:54
수정
2023.05.19 18:02
2면
구독

APEC 기후센터 계절예측
'슈퍼 엘니뇨' 발달로 기상이변 우려
"한반도 국지성 집중호우 대비해야"

엘니뇨의 영향으로 인도네시아에서 38도가 넘는 폭염이 발생한 16일 수마트라섬 반다아체의 한 시장 상인이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반다아체=EPA 연합뉴스

엘니뇨의 영향으로 인도네시아에서 38도가 넘는 폭염이 발생한 16일 수마트라섬 반다아체의 한 시장 상인이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반다아체=EPA 연합뉴스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에서 40도를 웃도는 이례적인 봄철 폭염이 발생했는데 여름에도 전례 없는 더위가 이어진다는 예측이 꼬리를 물고 있다.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다. 올 하반기 '슈퍼 엘니뇨' 발생도 확실해져 예측 불허의 극한 기상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APCC)의 전 지구 계절예측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상승할 확률이 매우 크다. 계절별로는 여름철인 6~8월 지구 평균 기온이 평년(1991~2010년)보다 높을 확률이 65.6%이고,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폭염을 겪을 가능성은 80%가 넘는다.

한반도가 있는 동아시아도 다가오는 6~8월 평년보다 더운 여름을 보내게 될 확률이 67.5%다. 폭우의 가능성도 있다. APCC는 이 기간 동안 한반도와 일본 북부 일부 지역, 중국 서부 및 북동부 지역의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APEC 기후센터가 15일 발표한 계절예측에 따르면, 올해 6~8월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강수는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도상 색이 파랄수록 강수량이 많을 확률이 높다는 뜻인데 한반도는 파란색으로 덮여 있다. APEC기후센터 제공

APEC 기후센터가 15일 발표한 계절예측에 따르면, 올해 6~8월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강수는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도상 색이 파랄수록 강수량이 많을 확률이 높다는 뜻인데 한반도는 파란색으로 덮여 있다. APEC기후센터 제공

특히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은 94%나 된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넘게 지속되는 현상인데, 최근 적도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는 이미 평년 수준을 넘었다.

올해 열대 남동태평양의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온도는 평년보다 최대 1.7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수면 온도 상승폭이 1.5도 이상인 슈퍼 엘니뇨 발달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에 기록적 인 기온 상승 우려도 뒤따른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미 "올해 중반부터는 엘니뇨 현상이 시작되면서 전 세계 곳곳에서 폭염과 가뭄, 홍수 등 기상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우리 기상청도 6, 7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40%, 평년과 비슷할 확률을 40%로 예상한다.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다는 게 '덥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상청의 평년 범위인 과거 30년(1991~2020년)은 이미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인 고온현상이 심화된 기간이기 때문이다.

엘니뇨가 올해 한반도의 여름 날씨와 장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통상 엘니뇨가 발생한 해에는 여름철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으나 그 영향은 미미했다.

다만 엘니뇨와 상관없이 올여름에도 지난해 8월 서울 강남 지역을 강타한 것과 같은 국지적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기후변화로 장마철에 띠 모양의 선상강수대가 발달하며 일시적으로 좁은 지역에 비가 오는 현상이 잦아졌다"며 "단기간에 정확한 예보가 거의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