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윤 대통령이 나를 출마로 내몰아"…손혜원 "꼭 목포에서 출마하길"

입력
2023.05.26 09:53
수정
2023.05.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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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채용 관련 직권남용 혐의로 압수수색
박지원 "윤석열 정부가 정치로 나가게 해"
"출마하면 내가 나서 저지" 밝혀온 손혜원
"압수수색과 무슨 관계? 추잡스러운 핑계"

박지원이 오마이TV '성경환이 묻고 박지원이 답하다' 인터뷰에서 진행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박지원이 오마이TV '성경환이 묻고 박지원이 답하다' 인터뷰에서 진행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채용 관련 직권남용 혐의로 자택 압수수색을 받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저를 정치 현실로 나가게끔 박차를 가해주고 있다"며 내년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박 전 국정원장이 출마할 경우 내가 출마해 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손혜원 전 의원은 "별 추잡스러운 핑계를 다 보겠다"면서 박 전 원장을 공개 저격하고 나섰다.

박 전 원장은 25일 오마이TV '성경환이 묻고 박지원이 답하다' 인터뷰에서 "어제 아침 부로 확실하게 정치로 나가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2020년 8월 추천·서류심사·면접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보좌관 출신인 강모씨와 박모씨를 전략연 연구위원으로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4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는 박 전 원장과 서 전 원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휴대폰 및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박 전 원장은 "1년간 제가 (국정원을) 떠나온 다음 (1년을) 기념해서 국정원에서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한 것 같다"며 "제 보좌관 두 사람을 국정원 산하기관인 연구소에 연구위원으로 취업을 시켰는데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휴대전화 1대를 제외하곤 압수한 게 없다"며 "국정원장 할 때 쓰던 휴대폰이냐 하고 물어서 아니다 그 후에 쓴 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에서 나를 그렇게 내몰아주는구나 생각했다, 그럼 가라는 대로 가야죠"라며 “(어제 압수수색이 출마 결심을) 확실하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서 전남 목포 또는 전남 해남·완도·진도 출마가 예상됐던 박 전 원장은 그동안 정확한 입장 표명을 유보해왔다. 주소지를 목포에서 서울 영등포구로 옮긴 사실이 알려지며 영등포 출마설도 나왔다. 박 전 원장은 '영등포로 출마하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영등포는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정치 현실로 간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손혜원 전 의원이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손 전 의원은 압수수색을 계기로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밝힌 박지원 전 국정원장에게 "별 추잡스러운 핑계를 다 보겠다"고 저격했다. 페이스북 캡처

손혜원 전 의원이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손 전 의원은 압수수색을 계기로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밝힌 박지원 전 국정원장에게 "별 추잡스러운 핑계를 다 보겠다"고 저격했다. 페이스북 캡처

박 전 원장의 발언에 '정치 앙숙' 손 전 의원은 즉각 '저격'에 나섰다. 손 전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압수수색과 정치가 무슨 관계인가, 별 추잡스러운 핑계를 다 보겠네. 꼭 목포에 출마하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또 "정치인 생활 16년 동안 검찰로부터 잘 대우받고 안전하게 사셨나, 그래서 법사위를 선호했나"라고도 비꼬았다.

앞서 손 전 의원은 박 전 원장이 목포에 출마한다면 자신이 나서 저지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지난해 7월 박 전 원장과 김종식 전 목포시장의 국회의원 출마설이 나오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물러설 때와 민심을 전혀 알지 못하는 두 분께서 설마 목포 출마를 결행하실까, 그렇게 되면 또 제가 나서야 하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목포 구도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손 전 의원은 2019년 당시 민주평화당 소속이었던 박 전 원장과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으며 이후 민주당을 탈당했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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