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만두·식물성 연꽃빵·.두수공방 컵밥..'절밥'에 답 있더라

입력
2023.05.29 09: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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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도반HC와 MOU...사찰식 만두 출시
신세계푸드, 식물성 빵에 대체육 활용 식단도
"비건 트렌드와 사찰음식 공통점"

1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단기출가 과정 '보리수 새싹학교'에 참가한 동자승이 신세계푸드가 제공한 어린이 식단에서 대안육인 '베러미트'로 만든 런천구이를 먹고 있다. 29일까지 진행된 단기출가 과정에 신세계푸드는 박성희 사찰음식전문가와 협업해 대안육, 식물성 빵 등을 활용한 어린이 식물성 영양식단을 제공했다. 신세계푸드

1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단기출가 과정 '보리수 새싹학교'에 참가한 동자승이 신세계푸드가 제공한 어린이 식단에서 대안육인 '베러미트'로 만든 런천구이를 먹고 있다. 29일까지 진행된 단기출가 과정에 신세계푸드는 박성희 사찰음식전문가와 협업해 대안육, 식물성 빵 등을 활용한 어린이 식물성 영양식단을 제공했다. 신세계푸드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형 식품회사들이 '한국표 채식'인 사찰음식에 눈을 돌리고 있다. 불교계에서도 절밥의 대중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대체육 등 비건식품 연구에 투자하는 식품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이다.

28일 CJ제일제당은 지난달 대한불교조계종의 사업지주회사 도반HC와 사찰음식 공동상품 출시를 위한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기업 식품회사가 조계종과 손잡고 사찰음식의 상품화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①CJ제일제당과 도반HC는 첫 합작품 '사찰식 왕교자'를 부처님오신날인 27일 내놓았다. 불교에서 금지하는 고기와 오신채(달래·마늘·부추·파·흥거)를 넣지 않고 양배추와 숙주나물, 무, 청양고추 등의 채소를 큼지막이 썰어 넣어 채즙과 소금, 후추, 참기름으로만 양념해 담백하게 만들었다. 이 제품은 도반HC의 온라인 쇼핑몰 '승소몰'에서 살 수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2년 넘게 스님·신도들이 먹는 음식을 연구해 사찰음식 원형에 맞추려 애썼다"며 "잡채, 죽, 콩고기, 공양밥도 공동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 도반HC 첫 합작품 만두 출시

CJ제일제당이 도반HC와 협업해 공동 개발 및 출시한 '사찰식 왕교자'. 고기는 물론 오신채도 사용하지 않은 사찰음식으로 만들었다.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이 도반HC와 협업해 공동 개발 및 출시한 '사찰식 왕교자'. 고기는 물론 오신채도 사용하지 않은 사찰음식으로 만들었다. CJ제일제당 제공


한편 신세계푸드는 박성희 사찰음식전문가와 손잡고 100% 식물성 빵을 출시, 대체육을 활용한 동자승 식물성 영양식단을 만들었다. 신세계푸드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한정 출시한 '연꽃단팥빵'은 우유, 계란, 버터 없이 백년초 가루와 연잎 가루로 색을 내고 속을 팥으로 채운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빵이다. 불교의 여섯 가지 수행 덕목을 상징하는 육바라밀을 6개의 꽃잎 모양에 담았다.

뿐만 아니라 신세계푸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재개된 조계사의 6, 7세 어린이 대상 단기출가 과정에 자사 대체육인 '베러미트'로 만든 스테이크, 미트볼, 불고기 등 어린이 식물성 영양 식단을 제공하기도 했다.



신세계푸드, 식물성 빵 만들고 식물성 식품 식단도

신세계푸드가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해 한정 판매한 '연꽃단팥빵'. 우유, 계란,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은 100% 식물성 빵이다. 신세계푸드 제공

신세계푸드가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해 한정 판매한 '연꽃단팥빵'. 우유, 계란,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은 100% 식물성 빵이다. 신세계푸드 제공


식품회사들은 사찰음식과 최근 트렌드인 비건시장의 공통점에 주목한다. 사찰음식은 2017년 넷플릭스의 인기 시리즈 '셰프의 테이블'에서 전남 백양사 천인암의 주지인 정관스님이 직접 텃밭을 가꿔 재배한 작물로 만든 요리를 선보이며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③오뚜기에서 정관스님 제자인 오경순 셰프가 운영하는 채식 레스토랑 두수공방과 협업사찰음식 가정간편식 두수공방 컵밥과 죽 8종을 출시했고, CJ온스타일도 사찰음식 전문점 발우공양의 총책임자인 사찰음식 명장 대안스님과 협업한 간편식 '자연바루 연잎밥'을 판매했다.

올해부터는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를 출시한 식품회사와 불교계의 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직접 개발한 콩고기로 비건 인증을 받은 식물성 만두를 선보이며 수출국을 늘리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사찰음식은 갈수록 관심을 받고 있으며 종교적 색채를 띈 음식이 아닌 건강식과 비건식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다고 본다"며 "도반HC와 함께 사찰음식용으로 개발하는 콩고기는 기존 대체육과도 연계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도 대체육 베러미트를 스타벅스나 노브랜드버거 등 매장에서 활용하는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조계종에서 사찰음식으로 함께 협업하자는 제안을 먼저 해 왔다"며 "앞으로 식물성 식품 제조 역량을 활용한 사찰음식을 다양하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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