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원소 찾는다"…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시운전 완료

입력
2023.05.29 15:27
수정
2023.05.29 16:4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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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너지 전 구간 빔인출 성공
1.5조 사업 착수한 지 12년 만
시험장치 연결 통해 국제연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연구소가 한국형 초전도 중이온 가속기(라온) 저에너지 전체 가속구간에 걸친 빔 시운전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진은 저에너지 구간 초전도 가속장치 모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연구소가 한국형 초전도 중이온 가속기(라온) 저에너지 전체 가속구간에 걸친 빔 시운전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진은 저에너지 구간 초전도 가속장치 모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사상 최대 규모의 기초과학 프로젝트'로 불리는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이 저에너지 구간 빔 시운전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했다. 사업 착수 13년 만의 일이다. 정부는 저에너지 구간을 시험장치와 연동해 국제공동연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연구소는 라온의 저에너지 전체 가속구간에 걸친 빔 시운전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라온은 지난해 10월 가속관 전단부(가속관 22기) 빔 인출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3월부터 후단부를 포함한 전체 초전도 가속관 124기에 대한 시운전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23일 저에너지 전 구간에 대한 빔 가속과 빔 인출에 성공했다고 한다. 과기정통부는 24일 전문가 회의를 통해 빔 에너지 등이 기술적 목표치가 달성됐음을 확인했다.

중이온가속기는 무거운 이온을 빠르게 가속한 뒤 표적 물질에 충돌시키는 장치다. 시간에 따라 음극과 양극으로 변화하는 고주파 전기장을 이용해 양전하를 띤 중이온을 앞에서 당기고 뒤에서 밀어 점점 빠르게 움직이게 하는 원리로 작동된다.

중이온이 표적 물질과 충돌하면 희귀 동위원소(양성자 수가 같으나 중성자 수가 다른 원소)가 생성된다. 우주 초기에는 있었으나 수명이 짧아 현재는 존재하지 않거나 발견되지 않은 원소를 만들어 연구하면, 원소의 기원이나 우주 진화의 비밀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된다. 반도체, 이차전지, 항암 치료 등 산업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다.

라온은 '노벨상의 산실'을 만들기 위해 2010년부터 1조5,183억 원이 투입된 대형 사업이다. 과기정통부는 시운전 결과를 토대로 가속시스템 성능 최적화, 각종 실험 장치와의 연계 시운전, 국내외 연구 제안서 선정 기준 마련 등 후속 절차를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저에너지 구간 운영에 들어간다. 중이온가속기연구소에 따르면, 라온에는 이미 여러 해외 연구자들과 공동연구 그룹이 형성돼 있다. 하반기부터는 공식적인 연구자 모집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라온이 '세계 최고' 타이틀을 얻기 위해선 당초 계획했던 고에너지 구간까지 완료돼야 하지만, 고에너지 구간은 가속장치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 아직 선행 연구개발(R&D) 단계에 머물러 있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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