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日 함정 해상사열 취소… "기상악화로 훈련도 약식으로만"

입력
2023.05.30 11:00
수정
2023.05.30 11: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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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기상악화에 PSI 대표단 참관 및 해상사열 취소
이종섭 국방장관 대신 해군참모총장 훈련 주관

29일 부산 해군작전기지 부두에 한국(왼쪽부터), 호주, 일본, 미국 해군 함정이 접안한 모습. 이날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욱일기의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입항해 논란이 됐다. 연합뉴스

29일 부산 해군작전기지 부두에 한국(왼쪽부터), 호주, 일본, 미국 해군 함정이 접안한 모습. 이날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욱일기의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입항해 논란이 됐다. 연합뉴스

당초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31일 주관할 예정이던 해상사열이 취소됐다. 일본 군함에 탄 해상자위대원들이 우리 장관에게 경례하는 전례 없는 광경도 볼 수 없게 됐다. 사열 참가를 위해 일본 호위함이 29일 부산항에 입항하면서 '욱일기'와 유사한 자위함기를 달고 와 논란이 일었다.

국방부는 기상악화를 이유로 확산방지구상(PSI) 해상차단훈련의 규모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다만 훈련을 하면서도 해상사열은 왜 취소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30일 출입기자단에게 "31일 실시하는 PSI 차단훈련은 훈련해역 기상 악화에 따라 다국적 함정 간 해상훈련을 공해상에서 약식 절차 훈련으로 진행한다"며 "훈련 참관 및 해상사열도 없다"고 공지했다. 이어 "우리 해군, 해경 함정만 제주민군복합항 내 정박해 승선 검색 절차 등 정박훈련을 하는 것으로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해상사열이 취소되면서 함정이 항구에 머물며 진행될 정박훈련은 이 장관 대신 이종호 해군참모총장이 주관할 예정이다. 정부는 PSI 출범 20주년을 맞아 고위급회의와 더불어 해양훈련을 주최하며 분위기를 띄웠지만 빛이 바랬다. PSI 훈련을 우리가 주관하는 건 2010·2012년 이어 세 번 째다.

PSI 해상차단훈련은 대량살상무기(WMD) 적재 의심 선박 차단과 승선 검색절차를 숙달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훈련에는 한국 미국 일본 호주의 수상함 7척과 항공기 6대, 다국적 협조본부 인원 20여 명, 승선 검색 임무를 수행할 특수임무대 6개 팀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훈련은 이 장관을 비롯해 외교부의 고위급 인사와 PSI 고위급회의에 참가한 각국 대표들이 마라도함에 승선해 참관할 계획이었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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