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가 사고 냈는데, 내차 보험료만 인상?...불합리 개선된다

외제차가 사고 냈는데, 내차 보험료만 인상?...불합리 개선된다

입력
2023.06.07 16:05
수정
2023.06.07 16:1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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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와의 사고 급증, 피해차만 보험 할증
배상금 가해차의 3배·200만원 초과 시
별도점수 부과해 가해차 할증으로 개선

2016년 부산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문화회관 사거리에서 외제차 질주로 7중 차량 충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중상자 포함해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부산경찰청 제공

고가의 외제차와 저가 차량 간 교통사고가 발생해도 저가차량의 보험료 부담이 커지는 자동차보험 체계가 다음 달부터 개편된다.

금융감독원은 7일 외제차 등 고가 가해차의 높은 수리비가 저가 피해차의 보험료 증가로 전가되지 않도록 '자동차보험 할증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개편 체계는 다음 달 1일부터 발생하는 자동차 사고에 적용된다.

그간 외제차와 사고 난 저가차량 소유주는 본인 과실이 적음에도 보험료가 오르는 추가 피해를 봐야 했다. 현행 자동차보험이 상대에게 배상한 피해금액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할증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사고 과실비율이 90%에 달하는 벤츠 마이바흐의 손해액이 1억 원이고, 과실이 10%에 불과한 현대 소나타의 손해액이 200만 원일 경우, 배상책임금액은 마이바흐 소유주가 180만 원(200만 원×90%)인 데 반해, 소나타 소유주는 1,000만 원(1억 원×10%)에 달한다. 물적할증기준 200만 원을 적용하면, 사고 책임이 더 큰 마이바흐 소유주의 이듬해 보험료는 할증되지 않지만 소나타 소유주의 보험료는 할증 대상이 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보험료 전가 문제는 사라질 전망이다. 금감원은 저가 차량 피해차가 배상한 금액이 고가 가해차가 배상한 금액의 3배를 초과하고, 피해차가 배상한 금액이 200만 원을 넘을 경우 사고점수를 별도로 책정하도록 했다. 이 경우 고가 가해차량은 기존 사고점수에 별도 점수 1점이 가산되며 저가 피해차량은 기존 사고점수가 아닌 별도점수(0.5점)만 적용된다.

사고점수가 개편되면 보험료 할증 문제도 개선된다. 현행 보험료 할증 기준은 사고당 사고점수 1점씩이다. 과실이 큰 마이바흐 차주의 경우 이전까진 사고점수 0.5점만 받았지만, 앞으로는 1.5점을 받게 돼 보험료가 할증된다. 반대로 그간 1점을 받았던 소나타 차주의 사고점수는 0.5점을 받아 보험료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당국은 이번 개편을 통해 외제차와 국산차 간 보험료 불평등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 고가차의 평균 수리비가 410만 원으로, 비(非)고가차 수리비(130만 원)보다 약 3.2배 많았다. 고가차량 수도 해마다 늘어 고가차량과의 교통사고 건수는 지난해 기준 5,000건에 달했다. 이는 2018년(3,600건) 대비 38.9% 오른 수치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설된 별도점수는 높은 수리비용을 야기한 고가 가해차량 운전자에 대한 페널티로 작용할 것"이라며 "또한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과 자동차보험 제도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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