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원 평창대관령음악제 신임 예술감독 "세계 사회에 기여하는 축제 만들 것"

입력
2023.06.07 15:31
수정
2023.06.07 15:4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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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평창대관령음악제 7월 26일~8월 5일
2월 4대 예술감독 위촉 "브랜드 정체성 확고히 할 것"

양성원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이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평창대관령음악제 제공

양성원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이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평창대관령음악제 제공

"세계적 예술가가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이름으로 한국 음악가를 세계 무대에 세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선 파트너십을 맺은 이탈리아 시에나의 키지아나 페스티벌 내년 무대에 한국 음악가들이 설 예정입니다."

국내 대표적 여름 클래식 음악 축제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올해 20주년을 맞아 세계로 무대를 확장한다. 바이올리니스트 강효(78)와 정명화(79)·정경화(74) 자매, 피아니스트 손열음(37)에 이어 지난 2월 평창대관령음악제 4대 예술감독으로 위촉된 첼리스트 양성원(56)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브랜딩 강화를 당면 과제로 꼽으며 해외 축제 및 공연장과의 교류 계획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해외 음악가를 섭외할 때 '더 그레이트 마운틴스 뮤직 페스티벌', '평창 뮤직 페스티벌' 등 혼재해 썼던 브랜드 정체성을 '뮤직 인 평창(Music in PyeongChang)'으로 분명하게 자리매김하도록 노력 중"이라며 "세계 무대로 활동 반경을 넓히는 차원에서 키지아나 페스티벌과 더불어 캐나다 밴프 아트센터(Banff Center for the Arts)와도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소개했다.

7월 26일부터 8월 5일까지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 등 강원도 일대에서 열리는 제20회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주제는 ‘자연’이다. 총 20회 공연과 8회의 '찾아가는 음악회', 올해 신설한 '실내악 멘토십 프로그램', '찾아가는 가족음악회' 등을 선보인다.

양 예술감독은 연주자로서뿐 아니라 연세대 음대 교수와 영국 런던 로열 아카데미 오브 뮤직(RAM) 초빙교수인 교육자이자, 프랑스에서 매년 열리는 페스티벌 오원(2011년~)과 페스티벌 베토벤 드 보네(2018년~)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해 왔다. 국내에서는 2013년부터 여수 예울마루 실내악 페스티벌의 기획을 맡아 왔다. 그는 "10년 넘게 해 온 일이지만 '예술감독'이라는 타이틀로 일하는 것은 큰 부담이 된다"면서도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20년간 눈부시게 성장한 평창대관령음악제를 더 단단한 음악 축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가 바라는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정체성은 "뛰어난 음악성과 사회와 세계에 보탬이 되는 축제"다. 음악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그간 음악제에 참가하지 않았던 음악가들을 대거 초청했다. 지난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첼리스트 최하영과 일본 첼리스트 우에노 미치아키,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프랑스 바이올리니스트 기욤 쉬트르, 비올리스트 박하양, 피아니스트 신창용, 문지영 등이 무대에 선다.

'세계 사회에 기여하는 축제'로 만든다는 취지로 우크라이나의 키이우 비르투오지 심포니 오케스트라도 초청했다. 이들은 전쟁으로 고국에서 음악 활동을 중단하고 현재 이탈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음악제 전야 행사로 25일 강원 고성의 DMZ 박물관 공연도 예정돼 있다.

양 예술감독은 예산 삭감과 페스티벌 축소 우려에 대한 질문에는 "(출연료가 높은) 슈퍼스타만 모으는 게 음악제를 풍부하게 하는 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출연료 문제로 참가를 거절한 음악가는 한 명뿐"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예산 규모를 예전 수준으로 회복해 더 풍성한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성원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 평창대관령음악제 제공

양성원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 평창대관령음악제 제공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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