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이어 벤제마까지 사우디행... '오일 머니' 선택한 레전드들

입력
2023.06.07 16:19
수정
2023.06.07 16:26
21면
구독

벤제마, 알 이티하드와 3년 계약...연봉 2억 유로

카림 벤제마(가운데)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알 이티하드와 3년 계약을 맺고 구단 관계자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유니폼에는 계약 기간을 뜻하는 '2026'이 새겨져 있다. 알 이티하드 SNS 캡처

카림 벤제마(가운데)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알 이티하드와 3년 계약을 맺고 구단 관계자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유니폼에는 계약 기간을 뜻하는 '2026'이 새겨져 있다. 알 이티하드 SNS 캡처

'발롱도르'에 빛나는 카림 벤제마(36)가 '옛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 나스르)가 터를 잡은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한다. 아직 차기 행선지를 정하지 않은 리오넬 메시(36·파리생제르맹)를 비롯해 손흥민(31·토트넘)까지 '오일 머니'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사우디가 막대한 '오일 머니'를 내세워 황혼기에 접어든 월드클래스 영입에 나서는 등 새로운 엘도라도로 떠오르고 있다.

사우디의 알 이티하드는 7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벤제마를 영입했다. 계약 기간은 2026년까지 3년"이라고 발표했다. 구단은 자세한 연봉 등 계약 조건은 밝히지 않았지만 벤제마는 호날두와 같은 연봉 2억 유로(약 2,800억 원)라는 엄청난 금액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레알 마드리드 잔류를 고민하던 벤제마는 결국 '오일 머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그는 호날두에게 사우디 생활에 대해서 여러 번 물으며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사우디 리그는 지난 1월 호날두에 이어 벤제마까지 세계적 스타를 품는 데 성공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알 나스르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5월 23일 알 샤밥과 경기를 끝낸 뒤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알 나스르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5월 23일 알 샤밥과 경기를 끝낸 뒤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오일 머니'의 유혹은 현재 진행형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의 수비형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32)도 사우디행이 점쳐지고 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벤제마를 영입한 알 이티하드가 캉테와 런던에서 협상 중이며 조만간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연봉은 1억 유로, 계약 기간은 2025년까지 2년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스타 벤제마가 합류한 이상 캉테 역시 사인할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사우디는 레알 마드리드와 1년 계약 연장한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은퇴 고민 중인 세르히오 부스케츠(바르셀로나), 소속팀과 결별한 세르히오 라모스(파리생제르맹) 등에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파리생제르맹의 리오넬 메시. AFP 연합뉴스

파리생제르맹의 리오넬 메시. AFP 연합뉴스

심지어 손흥민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 CBS스포츠 벤 제이콥스 기자는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손흥민도 2024년 사우디의 영입 타깃"이라며 사우디가 작업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영국 매체 팀토크도 "토트넘은 사우디로부터 거액의 제의를 받는다면 손흥민을 팔아 현금화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메시도 사우디의 손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친정팀' 바르셀로나에 복귀하고 싶지만 연봉을 대거 깎아야 하는 재정적 문제가 걸림돌이다. 사우디의 알 힐랄이 연봉 4억 유로(약 5,600억 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돈이냐, 명예냐'를 놓고 심사숙고 중이다.

사우디의 세계적인 축구스타 영입에는 이유가 있다. 203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 도전 및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최 등 축구로 국가적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인권탄압국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이른바 '스포츠 워싱'이라는 비판이 따르지만 막대한 '오일 머니'에 유럽 축구 시장이 흔들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강은영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