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 조경민 "열악한 교도소 탓에 피해" 소송 냈지만 패소

[단독] 사형수 조경민 "열악한 교도소 탓에 피해" 소송 냈지만 패소

입력
2023.06.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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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인간 존엄 침해했다 보기 어려워"

강원 춘천과 광주에서 부녀자 3명을 납치해 살인행각을 벌인 연쇄살인범 조경민과 김종빈. 뉴시스

생존 중인 사형수가 "열악한 교정시설 탓에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당했다"며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서부지원 민사17단독 황용남 판사는 최근 사형수 조경민(46)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조경민은 2006년 7~8월 교도소에서 친해진 김종빈(현재 사망)과 함께 강원 춘천과 광주광역시 등에서 금품을 빼앗기 위해 여성 3명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사형을 확정받았다. 조경민은 특히 세 번째 여성을 살해하는 과정에서 성기에 철근을 10여 차례 넣는 만행까지 저질러 충격을 줬다.

앞서 조경민은 2020년 10월 국가를 상대로 4,920여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조경민은 "국가는 내가 2006년 8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대구교도소에서 복역하는 동안 1인당 2.58㎡ 미만의 수용 면적을 제공했다"며 "그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로 우울증과 수면장애 등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당해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조경민은 "교도소 측도 현 상황이 위법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교정시설 내의 유휴공간 등을 리모델링해 개선할 수 있는 데도 노력하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법원은 그러나 조경민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황 판사는 "조경민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교도소가 1인당 수용면적을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욕구에 따른 일상생활조차 어렵게 할 만큼 협소하게 만듦으로써 존엄과 가치를 침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경민이 항소하지 않아 1심 판결은 확정됐다. 한국일보는 대구교도소에 '조경민이 대구교도소에 수용돼 독방을 쓴 게 맞느냐' '처우는 어땠느냐'고 물었지만, 교도소 측은 "개인정보라 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형수 33명을 직접 만나본 김대근 한국 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실장은 "대구교도소는 출역(수용자들이 외부 공장 등 작업장으로 일하러 나가는 것)을 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조경민은 독거를 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과밀 수용 문제가 발생할 여지는 상대적으로 적다"며 "시설 노후 또한 기준이 주관적이라 법원이 조경민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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