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2023'이 입증한 단막극의 가치

'오프닝 2023'이 입증한 단막극의 가치

입력
2023.08.03 07:29

신인 작가 작품으로 구성된 '오프닝 2023' 프로젝트
티빙 관계자 "시청UV 기준 7편 모두 20위 내 진입"

'오프닝 2023'이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전하는 중이다. 짧은 호흡으로 진행되는 단막극이지만 그 여운은 16부작 드라마 못지않다. '오프닝 2023' 제공

'오프닝 2023'이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전하는 중이다. 짧은 호흡으로 진행되는 단막극이지만 그 여운은 16부작 드라마 못지않다.

tvN에서 방송되고 있는 tvN·티빙 드라마 공동 프로젝트 '오프닝(O'PENing) 2023'은 신인 작가 7명의 작품으로 구성된 프로젝트다. 2017년부터 대중을 만났던 tvN '드라마 스테이지'가 새로운 이름인 '오프닝'으로 거듭났다. 티빙에서는 몰아보기도 가능하다. 신예 작가들의 신선한 발상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중이다.

이중 '산책'은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차순재(이순재)는 아내 윤귀애(선우용여)가 떠난 후 달라진 삶을 마주한다. 강아지 순둥이는 홀로 살아가게 된 차순재에게 다가오는 존재다. 차순재는 아내가 애지중지하던 순둥이가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되고 그와 산책을 시작한다. 차순재의 마음속에서 순둥이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지만 죽음은 둘의 사이를 갈라 놓는다. 차순재는 순둥이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한다.

작품은 놀라울 만큼 현실적이다. 순둥이의 병이 낫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데 그렇기에 그와 차순재가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가족애에 대한 이야기, 삶과 죽음에 대한 메시지가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긴다. 파격적인 전개는 없지만 그렇기에 더욱 매력적이다.

'2시 15분'은 임현수(박소이)가 집 안에 갇혀 있는 아이 조민하(기소유)를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본격화된다. 겨우 여섯 살인 조민하의 삶에는 또래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평범한 기쁨들이 없었다. 무관심한 엄마, 무서운 아빠와 함께 살아온 그의 소원은 고작 놀이터에 가보는 것이었다. 임현수는 이러한 조민하에게 손을 내미는 존재다. 임현수의 나이는 조민하보다 많지만 아직 어린 열 살이다.

아이가 아이를 구원한다는 점이 '2시 15분'이 지닌 매력이다. 정세령 감독은 제작발표회를 찾았을 때 '어른들이 못하는 걸 해내는 용감한 두 아이가 있다. 그 아이들의 우정에 관해 담자'라는 말을 마음속에 품은 채 작업했다는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조민하가 아픔을 극복하고 행복을 위해 나아가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안긴다.

'2시 15분'은 임현수가 집 안에 갇혀 있는 아이 조민하를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본격화된다. 겨우 여섯 살인 조민하의 삶에는 또래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평범한 기쁨들이 없었다. '오프닝 2023' 제공

마라 맛 작품들이 넘쳐나는 가운데 '오프닝 2023'의 작품들은 모처럼 힐링을 전했다. 신인 작가들이 나서면서 새로운 매력의 작품들도 볼 수 있게 됐다. '나를 쏘다' 작가는 사격 선수 출신이다. 그 결과 실제 선수들이 느끼는 감정들이 드라마에 섬세하게 묻어났다.

신예 배우들이 주연으로 활약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 또한 이점이다. 정이서는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극 초반 실험용 쥐에 물려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김현주를 연기했다. '기생충'에는 피자 가게 사장으로 나왔다. 잠깐의 등장에도 깊은 인상을 남기곤 했던 그는 '복숭아 누르지 마시오'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딸 장하구와 엄마 강해숙 역을 모두 소화하며 1인 2역에 도전한 정이서는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정이서의 연기력은 '복숭아 누르지 마시오'를 통해 다시 한번 빛을 발하게 됐다.

'오프닝 2023'을 구성하는 7개 작품 '썸머, 러브머신 블루스' '산책' '여름감기' '우리가 못 만나는 이유 1가지' '복숭아 누르지 마시오' '2시 15분' '나를 쏘다' 모두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데 성공했다. 티빙 측 관계자는 본지에 "'오프닝 2023' 공개일인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티빙 주간 시청UV(순 방문자 수) 기준 드라마 순위를 확인해 보니 7편 모두가 20위 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긴 흐름을 끌고 가기 위해 수없이 많은 사건 사고가 터지는 12부작, 16부작 드라마도 좋지만 담백한 매력의 단막극 역시 다른 무언가로 대체하기 어렵다. 새롭고 따뜻한 이야기로 무장한 단막극들이 계속해서 안방극장을 빛낼 수 있길 바란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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