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아들 학폭 처리 교사들 "가·피해자 분리 다행이나 징계 과정 깜깜이"

이동관 아들 학폭 처리 교사들 "가·피해자 분리 다행이나 징계 과정 깜깜이"

입력
2023.08.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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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학폭 처리 하나고 교사 2명
"전학 등 징계 과정 전달·공유 안 돼"
"전학 말아달라" 피해자 2명이 요청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6일 윤석열 대통령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아들의 고교 시절 학교폭력 처리를 담당한 교사들은 “전학 등 과정이 대부분의 교사들 모르게 진행됐다”고 증언했다. 여러 차례 사안의 중대성을 확인하고 교장 등에게 보고했지만, 공식 절차 없이 전학이 결정됐다는 것이다. 아들 학폭 문제는 18일 열릴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중요한 쟁점이다. 그는 앞서 입장문을 통해 “선도위원회가 퇴학 다음 무거운 징계인 전학 조치를 내렸다”고 해명했다.

17일 당시 학폭 담당 교사들에 따르면, 2012년 4월 이 후보자 아들 A씨의 학폭 피해자 진술서를 받았던 교사 B씨는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당시 학년부장 격인 C씨에게 관련 사실을 알렸다. C씨는 즉시 교감·교장에게 보고했지만 한동안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한다. B씨는 “가·피해자 분리가 시급하다고 여겨 얼마 뒤 교직원회의에서 ‘사안 처리는 어떻게 돼가느냐’고 물었고, 교감·교장은 ‘고민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처리 과정은 교사들에게 공유되지 않았다. 학교폭력위원회(학폭위) 개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이 그해 4월부터 시행됐으나, 학폭위나 유사 기구인 선도위원회도 열리지 않았다. B씨는 “문제제기 한 달 정도 뒤에 A씨의 전학 결정이 내려졌고, 이 역시 교사들은 몰랐다”고 밝혔다. 생활기록부 등에 공식기록이 남지 않은 A씨는 일반고 전학 후 수시전형으로 명문대에 합격했다.

교사들은 법 개정 직후라 당시에는 ‘절차 위반’을 강하게 문제 삼지 못했다고 한다. B씨는 “제가 애들을 절대 같이 둘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말했고, 결국 분리돼 다행이라고만 생각했다”며 “원칙대로 진행은 안 됐지만, 하나고에서 전학 조치 전례가 없었던 만큼 충분한 중징계가 이뤄졌다는 공감대는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피해자 4명 중 2명은 당시 A씨의 전학 처분을 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C씨는 “두 피해자가 찾아와 ‘A씨와 이미 화해했으니 전학을 보내지 않길 바란다’고 요청했지만 다른 (피해) 학생도 있으니 그럴 수 없다는 식으로 거절했었다”고 밝혔다. 앞서 피해자 중 1명은 6월 “당시 사과를 받고 (A씨와)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다. 그러나 다른 피해 학생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며 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교사들을 찾지 않았던 다른 피해자 1명도 최근 C씨에게 “(A씨가) 사과했는지는 명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전학 전까지 축구도 같이 할 정도로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이 후보자 부부가 김승유 당시 하나고 이사장을 통해 학교에 압력을 행사하고, 부인이 학교를 방문해 최초 문제제기한 교사를 색출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모르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 후보자는 김 전 이사장에게 아들 문제 상의 차 전화한 사실은 인정했다. B씨는 “색출 작업이 있었으면 저에게 전달이 됐을 텐데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C씨 역시 “언론보도 후에야 전화한 사실을 알았다”고 확인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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