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지내지만, 종교는 믿지 않는다는 중국인

제사 지내지만, 종교는 믿지 않는다는 중국인

입력
2023.09.06 04:30
25면

편집자주

초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3일 몽골 울란바토르 스텝 아레나에서 미사를 집전하기 전 가톨릭 신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교황이 도착하자 참석자들은 몽골 국기는 물론, 오성홍기, 양자형기 등 중국·홍콩을 상징하는 깃발도 흔들었다. 교황은 지난 1일 역대 교황으로는 처음으로 몽골을 방문했다. 울란바토르=로이터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3일 몽골 울란바토르 스텝 아레나에서 미사를 집전하기 전 가톨릭 신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교황이 도착하자 참석자들은 몽골 국기는 물론, 오성홍기, 양자형기 등 중국·홍콩을 상징하는 깃발도 흔들었다. 교황은 지난 1일 역대 교황으로는 처음으로 몽골을 방문했다. 울란바토르=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인들은 향 피우기 등 다양한 종교 행위를 하지만, 정작 '종교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전체 성인 10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어떤 형태로든 종교를 갖고 있다고 답변한 중국인의 비율은 10% 정도로 추산됐다. 또 종교를 갖고 있다고 응답한 중국인 중엔 ‘불교’가 33%, 도교는 1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중국 내 설문 조사가 허용되지 않아, 중국일반사회조사(CGSS) 중국가족패널연구(CFPS) 중국 노동력역학조사(CLDS) 세계가치조사(WVS), 중국 정부 발표 내용 등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간접ㆍ교차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중국 내 종교

중국 내 종교

종교를 인정하는 비율은 10%에 머물렀지만, 종교 의식의 하나로 ‘향을 피우는’ 중국인은 2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향을 피우고 기도하면서 ‘신의 개입’을 희망하면서도 정작 ‘내 종교는 OO이다‘라고 답한 비율은 매우 적은 것이다. 또 조상묘를 참배(75%)하거나, 풍수지리(47%), 경조사 때 길일을 택하는 관습(24%), 강시 등 귀신을 믿는 관습(10%)도 꽤 높았다. 퓨리서치센터는 “중국인에게 ‘종교가 있다’는 의미는 ‘전문 성직자와 단체 등 조직화된 형태에 참여한다’는 의미로 국한하는 것 같다”면서 “관습이나 민간 신앙 등을 포함하면 중국에서 종교는 훨씬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퓨리서치센터는 또 “중국은 정부 통제 수준이 높은 국가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중국 정부는 △불교 △천주교 △이슬람교 △개신교 △도교 등 5개 종교를 공식적으로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종교의 예배당, 성직자 임명 및 자금 지원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그래서 주일 학교나 여름 캠프 등 해당 종교의 유지ㆍ확장 활동이 상당 부분 제한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수 민족의 종교 등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종교도 많은 통제를 받고 있다. 정치적 민감성 때문에 종교학을 연구하기도 어렵고, 개인적으로도 ‘내가 종교를 갖고 있다’고 공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3일 몽골 울란바토르의 스텝 아레나에서 열린 미사에서 “이 자리를 빌려 고귀한 중국인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전하고 싶다”면서 “중국 가톨릭 신자들이 좋은 크리스천이자 좋은 시민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외신들은 교황이 ‘가톨릭 소수 국가’인 몽골(신자 1,450명 추정)을 방문한 데 대해 바티칸-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은 “(교황이) 중국 정부에 가톨릭에 대한 종교 제한 완화 조치를 촉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중국 내에는 공식적으로 약 600만 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있지만 중국 정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지하 교회에서 예배를 보는 신자들을 고려하면, 가톨릭 신자 수는 더 많을 수도 있다.

강주형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