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설서 생활하길"… 편지와 함께 9세 아들 제주에 버린 중국인 아빠

입력
2023.09.08 14:20
수정
2023.09.0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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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2시간 만에 순찰 중인 공무원 발견
아들 유기 하려 계획 입국… 구속 송치

제주경찰청 전경. 제주경찰청 제공

제주경찰청 전경. 제주경찰청 제공

제주에 입국한 후 어린 아들을 공원에 유기한 30대 중국인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제주경찰청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ㆍ방임) 혐의로 중국 국적 30대 남성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5일 오전 6시13분쯤 서귀포시의 한 공원에 잠든 아들 B(9)군을 두고 사라진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현장에 짐 가방과 함께 영어로 쓴 편지를 남겼다. 편지는 “중국보다 환경이 나은 한국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좋은 시설에서 생활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B군은 2시간 만인 당일 오전 8시쯤 순찰 중인 공무원에 의해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이튿날 서귀포시 모처에서 A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A씨가 아들을 유기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지난달 14일 제주에 입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 부자는 입국 후 3박 4일간은 호텔에서 지냈지만 이후부터는 쭉 노숙생활을 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와 이혼한 뒤 혼자 육아해 왔는데 평소 아이가 더 좋은 곳에서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서귀포시 한 아동보호시설에서 머물던 B군은 지난 7일 중국으로 출국해 친척에게 인계됐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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