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업계의 새 상생 전략,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주유소 업계의 새 상생 전략,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입력
2023.09.14 04:30
25면

뉴시스

에너지 공급처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다하고 있는 주유소가 전국 각지에 1만1,000곳이 넘는다.

명절이면 차량 수십 대가 줄을 섰지만 이제는 아무도 찾지 않는 주유소가 된 국도변 주유소도 있고, 치솟는 인건비에 셀프주유소로 전환하고 온 가족이 운영에 뛰어든 주유소도 있다. 매년 숫자가 줄고는 있지만, 많은 주유소들은 처음 주유소 문을 열었을 때와는 많이 달라진 시장 환경에 맞춰 각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종사자들의 진짜 고민은 따로 있다. 내연기관 차량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향후 가속화될 에너지 대전환 기조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이대로 폐업을 면치 못한다는, ‘업계 생존 가능성’에 대한 걱정이다.

정부는 탄소중립 정책에 맞춰 기존 주유소에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접목한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으로의 전환 정책을 제시했다. 올해 1월 제10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2~4월 탄소중립ㆍ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제1차 국가 기본계획 등 주요 정책에서도 기존 주유소 기능에 전기차 충전, 연료 전지를 활용한 소규모 발전까지 가능한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사업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도 많은 주유소들이 정부 정책에 실질적으로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첫째, 주유소에 태양광이나 연료전지 발전기를 설치하기 위한 공간 및 재원을 확보하기 어렵다. 무거운 발전기를 설치하려면, 주유소 건물이나 기둥의 구조 보강 작업이 선행돼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에 따라서는 토양 오염 정화 비용까지 추가될 수도 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동참하려는 주유소 사업자에게 너무나 큰 진입 장벽이다. 주유소의 사업 전환에 필요한 재정 지원이 수반돼야 하는 이유다.

둘째, 주유소 내 연료전지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수소발전 시장의 입찰 물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올해 처음 개설된 수소발전 시장이 2차 입찰을 앞두고 있다. 안타깝게도 지난 1회 차 입찰에서 주유소 등 소규모 발전사업자는 단 한 곳도 낙찰받지 못했다. 소규모 발전사업자들까지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연료전지 시장 물량 확대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런 정책 전환을 통해, 친환경 도심형 분산 에너지 역할을 할 연료전지 시장이 활성화되고, 더 많은 주유소가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으로 전환되어 새로운 생존 전략을 짤 수 있길 바란다.

유기준 한국주유소협회 회장


유기준 한국주유소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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