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원전 건설 붐

중동의 원전 건설 붐

입력
2023.09.19 04:30
27면

중동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이란 부셰르 원전 전경. AFP 연합뉴스

이란 부셰르 원전 전경. AFP 연합뉴스

21세기 기후변화 위협으로 전 세계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강조하면서 핵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핵에너지는 친환경 에너지로서의 가능성과 위험성이 동시에 제기된다. 지지자들은 핵폐기물의 철저한 관리와 경제성을 강조하지만, 반대자들은 예기치 않은 사고의 위험, 핵폐기물 처리의 문제점, 우라늄 채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오염 가능성을 걱정한다. 이런 가운데 작년 2월 유럽연합(EU)은 핵에너지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녹색분류체계로 분류했고, 이후 우리나라 역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원전 경제활동을 포함했다.

중동에서도 핵에너지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2011년 이란이 중동 지역 최초의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인 부셰르 원전을 가동한 이후, 여러 중동 국가가 원전 건설을 모색 중이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바라카 원전은 우리나라 원전 수출 첫 사례다. 이집트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카이로 북서쪽 320㎞ 떨어진 엘다바에 원전을 건설 중이다. 튀르키예도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아크쿠유 원전 건설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2040년까지 최대 16개의 원자로를 건설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초기 단계 목표로 1.4기가와트(GW)급 원전 2기 건설을 위한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입찰에는 우리나라,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이 나설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사우디의 우라늄 농축에 반대하는 미국의 입장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종적으로 원전을 수주하게 될 국가에 대한 전망이 복잡하게 흘러가는 양상이다.

한편 중동에서의 원전 건설 붐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자연재해 등으로 우려를 자아내기도 한다. 안보 측면에서의 취약함, 정치 갈등과 테러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지진 등 자연재해 위험성도 제기된다. 2013년 이란에서 진도 7.7의 강진이 발생해 부셰르 원전에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올해 2월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도 진도 7.8의 대지진이 발생했고, 지난 8일 모로코에서 규모 6.8의 지진 발생으로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특히 바닷물을 담수화해 사용하는 중동 국가의 경우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일본 후쿠시마 사고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점점 더 많은 중동 국가가 원전 개발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핵에너지가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한 안전한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수 있길 바란다.


김강석 한국외대 아랍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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