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멍멍' 짖으며 가족을 지키는 강아지, 층간소음 걱정 어쩌죠?

입력
2023.09.20 09:00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Q. 안녕하세요, 4세 중성화된 암컷 반려견 '호두'를 키우고 있습니다. 호두는 겁이 많은 유리멘탈로 약간의 입질이 있지만, 저를 많이 좋아하는 엄마 바라기예요.
문제는 호두가 밤에 잠을 안 자고 식구들을 지킵니다. 여름이라 창문을 열어놓고 자는데, 밖에서 소리가 나면 짖어요. 심지어 제 옆에서 자다가 혼자 거실로 왔다 갔다 하며 밤새 돌아다닙니다. 겨울에 창문을 닫아 놓으면 좀 덜하지만, 여름엔 너무 심해서 가족들이 제대로 잠을 못 잘 정도예요.
아침에 출근하려고 일어나면, 그제야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지 '아주 졸려 죽겠다'는 표정으로 아침도 안 먹고 잠들어 버립니다. 처음엔 밤낮이 바뀐 거 같아서 혼자 거실에서 자라고 방문을 닫아버린 적도 있습니다. 이때 며칠은 혼자 잘 자더니 또 새벽에 소리 나면 짖고, 짖다가 무서우면 제 옆에 와서 자요.
새벽에 짖으면 옆집이 시끄러울까 봐 조용히 시키기 급급합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새벽에 짖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도와주세요.

A. 안녕하세요. 반려견과 반려인의 행복한 공존을 위해 도움을 드리는 비강압식 트레이너 김민희입니다. 이번엔 밤이 되면 예민해지는 호두의 사연이네요. 보호자와 반려견 모두의 편안한 숙면을 위한 솔루션을 알아보겠습니다.


밤에는 왜 소리가 크게 들릴까?

반려견뿐 아니라 사람도 밤에는 작은 소리가 비교적 크게 들립니다. 예를 들어 낮에는 7~8 정도의 음량에서 잘 들리던 휴대폰 벨 소리가 밤에는 2~3 정도만 돼도 잘 들리죠. 또 시끄러운 공간에선 의자 끄는 소리가 신경 쓰이지 않지만, 조용한 카페에서는 소리가 훨씬 크게 들리기도 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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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낮에 생기는 다양한 소음들은 같은 주파수대의 소음과 서로 방해하는 ‘마스킹 효과’라는 것이 발생합니다. 자동차 소리, 사람들의 말소리 같은 자잘한 소음 등이 서로를 방해하며 오히려 특정 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되죠. 하지만 밤에는 이러한 생활 소음이 적어지게 되며, 반려견이 반응할 수 있는 특정 소리가 더 크게 잘 들리게 되는 것입니다.


반려견이 소음에 반응하는 이유

과거에 쥐를 사냥하던 품종인 슈나우저, 닥스훈트와 귀가 쫑긋하게 서 있어서 소리를 잘 듣는 진돗개, 치와와, 파피용 등의 품종은 유독 작은 소음에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반려견이 소음에 반응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입니다.
낮과 달리 밤에 소음이 크게 들려 민감해지는 것도 반응하는 이유 중 하나죠. 특히 모든 가족이 집에 있으며, 모두가 잠드는 밤은 무방비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때 가족을 지켜줄 수 있는 건 귀가 밝은 반려견뿐입니다. 아직도 시골 개들의 경우 외부 소리에 반응하며 짖는데요. 집을 지키는 개들은 이러한 짖는 행동이 칭찬받아 마땅한 정상행동입니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와 주거 밀집 지역에 사는 반려견이 밤 소음에 반응하는 것은 오히려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식되어 혼나기도 합니다. 반려견의 본능이자 수천 년을 칭찬받아 온 행동을 무작정 수정하기에 앞서, 소음을 관리하여 반려견을 편안하게 하고, 짖는 행동을 완화할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호두의 상태 파악하기

사연의 내용으로 보아 호두는 겁이 많고 약간의 입질이 있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습니다. 겁이 많다는 것은 자극에 쉽게 반응하고 감각이 예민한 것이며, 입질이 있다는 것은 스트레스 반응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 밤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자는 행동은 기존 잠자리에서 편안하게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이죠. 이러한 요인들 때문에 집안 전체를 돌아다니며 가족을 지키는 행동이 생겼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밤에 짖는 행동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호두의 상태뿐 아니라, 사연에 담기지 않은 보호자의 행동도 확인해야 합니다. 반려견이 짖는 행동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지만, 그 행동을 더 강화(일어날 확률을 높이는 것)하는 것은 보호자의 부적절한 반응일 수 있습니다. 만약 호두가 새벽에 짖었을 때 이름을 부르거나 안아주는 행동은 호두에게 ‘보상(칭찬)’으로 작용되어 행동이 더 강화되었을 수 있습니다. 그럼 보호자의 행동을 수정하기보다, 호두가 밤에 짖지 않도록 짖기 전 환경을 먼저 ‘관리’하는 방향의 솔루션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호두를 위한 맞춤 솔루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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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정된 잠자리 공간 만들기

집안에서 가장 창문과 멀고 소음이 덜한 곳에 울타리 또는 크레이트(켄넬) 하우스를 설치하고 호두가 좋아할 만한 푹신한 애착 담요를 깔아주세요. 밤에는 지정된 장소에서 숙면을 취하게 하고, 이동 공간을 제한해서 호두가 집 전체를 지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 창문 닫기 or 백색소음 틀어주기

가장 근본적인 해결 방법입니다. 사람이 좀 덥더라도 창문을 닫고 선풍기 혹은 에어컨을 사용하면 호두를 자극하는 소음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창문을 닫고 지내는 게 어렵다면, 1번처럼 지정된 잠자리를 만들어 주고 특정 소음이 잘 들리지 않도록 작은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이용해서 호두의 수면 공간에 *백색소음을 틀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백색소음 :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는 거의 일정한 주파수의 소음, 불면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음원 사이트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3. 강아지용 귀마개 사용하기

귀가 긴 비글, 코카 스패니얼 등의 반려견이 물을 마실 때 물그릇에 귀가 닿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반려견용 귀마개(스누드)가 있습니다. 만약 호두가 이 귀마개를 착용하는 것에 거부감이 적다면, 밤에만 귀마개를 착용해 소음을 차단하는 것도 좋은 관리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번 사연처럼 많은 보호자가 이미 반려견의 행동 이슈가 생긴 뒤에, 어떠한 조치를 해서 문제 행동을 바꾸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을 수습하는 것보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고 부적절한 반응이 강화되지 않게 관리와 예방하는 것이 더 인도적이고 효과적인 행동수정 방법입니다. 감사합니다.

▼▽ 반려생활 속 질문,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김민희(Ash) 비강압식 트레이너, 교육 인스트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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