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억대 그림들 靑대변인 시절 재산 신고 안했다

[단독] 김행 보유 억대 그림들, 靑대변인 시절 재산 신고 누락

입력
2023.09.21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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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6000만원 상당 그림 7점 보유 신고
10년 전 청와대 대변인 땐 신고 안 해
김행 "대부분 500만원 미달로 추정됐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청와대 대변인이던 2013년 3월 청와대에서 박근혜 정부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여야 합의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청와대 대변인이던 2013년 3월 청와대에서 박근혜 정부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여야 합의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국내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여러 점 보유하고도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 시절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에 이를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유 작품 중 최소 7점은 현재 감정평가액이 법정 신고 기준(500만 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김 후보자가 당시 의도적으로 신고에서 누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0일 한국일보가 국회에 인사청문자료로 제출된 김 후보자의 '공직후보자 최초재산신고서'를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김 후보자는 총 1억5,650만 원 상당의 그림 7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신고액이 가장 높은 그림은 오치균 화가의 1991년 작품과 권순철 화가의 1990년 작품으로 평가액은 각각 4,000만 원이었다. 안창홍 화가 작품은 3점으로 1992년 작 3,000만 원, 1997년 작 2,500만 원, 1991년 작 650만 원으로 각각 신고됐다. 나머지 2점은 손장섭·박항률 화가의 작품으로 각각 800만 원(1990년 작)과 700만 원(1996년 작)이었다.

공직자윤리법은 골동품이나 예술품을 재산으로 신고할 때 실거래가 또는 전문가 평가액을 밝히도록 하고 있는데, 김 후보자는 7점 모두에 대해 실거래가가 아니라 평가액을 적었다. 김 후보자는 재산신고서에 본인 명의로 첨부한 확인서에서 "실거래 가격을 기재하지 못한 사유는 약 30년 전인 1990년대 구매한 그림으로, 관련 거래에 대한 계약서나 거래내역 기록이 없고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아 부득이 공란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김 후보자가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2013년과 퇴임 후인 2014년 관보에 공개된 재산신고 내역에는 예술품이 없다는 점이다. 당시에도 공직자윤리법은 500만 원 이상의 예술품 및 골동품을 재산신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김 후보자의 신고 누락은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주 의원은 "박근혜 정부 초기 청와대 대변인으로 대표적 공직자였는데, 한 점에 수천만 원씩 하는 그림을 신고하지 않은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신고 누락 이유를 묻는 본보 질의에 인사청문회준비단을 통해 "오래전에 구입했던 그림들이며 이번 후보자 지명 전까지 보유 사실을 인식조차 못했던 그림도 있는 등 정확한 구입시기나 가격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소유 그림 대부분은 기준가액(500만 원)에 미달했던 것으로 추정됐기에 과거 재산신고 시 제외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이번 인사청문요청안에 500만 원 이상으로 기록된 작품들의 가액도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고도 했다. '과소 신고' 논란이 없도록 가능한 한 최고 시세로 추정해 줄 것을 전문가에게 요청했다는 것이다. 평가를 담당한 미술품 전문가인 우찬규 학고재 대표는 "(해당 작가의) 옥션 평균가를 따르거나 약간 높게 평가했다"며 "(2013, 2014년 등) 어느 시점에 얼마였는지는 제가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밝혔다.

미술계에선 김 후보자가 보유한 그림들이 오래전부터 화단에서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술계 관계자는 "오치균, 권순철, 안창홍 등은 미술계에서 잘 알려진 화가들"이라며 "이들의 작품은 요즘이나 2013, 2014년 당시나 시세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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