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 결핵환자 치료 앞장 우크라 의료센터, 종근당 고촌상 수상

전쟁 중 결핵환자 치료 앞장 우크라 의료센터, 종근당 고촌상 수상

입력
2023.09.22 07: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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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고위급 회의서 '결핵퇴치' 다루자
40년간 결핵퇴치 앞장선 고촌상이 부대 행사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17회 고촌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루치카 디티우(왼쪽부터) 결핵퇴치 국제협력 사업단(Stop TB Partnership) 사무국장, 멜 스피겔만 고촌상 선정위원, 야나 테를리바 우크라이나 보건부 공공 의료센터 박사, 김두현 종근당고촌재단 이사장, 올가 그보즈데츠카 우크라이나 보건부 공공 의료센터 박사. 종근당 제공


전쟁으로 인구는 줄고 의료시설이 파괴됐으며 결핵 환자들이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상황에 관심 가져준 국제 사회에 감사드린다.

세르게이 두브로프 우크라이나 보건부 수석차관


세르게이 두브로프 우크라이나 보건부 수석차관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국제연합(UN·유엔)본부에서 열린 제17회 고촌상 시상식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고 버텨낼 것"이라며 전시 상황에서 자국 단체와 개인이 의미 있는 상을 받은 소감을 전했다.

고촌상은 종근당고촌재단과 유엔연구사업소(UNOPS) 산하 결핵퇴치 국제협력사업단이 세계 결핵·에이즈 퇴치에 이바지한 개인과 단체를 후원하기 위해 2005년 만든 상이다. 이번 UN 고위급 회의 주요 의제가 '결핵 퇴치'인데 재단이 이 활동에 40년 전부터 앞장섰고 수상자들이 국제 사회의 관심이 높은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고 있어 시상식을 고위급 회담의 부속 행사로 열었다.

종근당고촌재단은 '분쟁 지역에서도 결핵 치료를 포기하지 않은 의료인에 대한 인정'을 주제로 우크라이나 결핵 치료에 앞장선 단체 두 곳과 개인 한 명에게 상을 전달했다. 공동 수상의 주인공은 우크라이나 보건부 공공 의료센터 남부 헤르손 폐결핵 의료센터, 잔나 카르펜코 체르니히우 지역의료센터장이다.

보건부 공공 의료센터는 전시 상황 속에서도 응급 시스템을 만들어 1만2,000명 이상의 결핵 환자를 치료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센터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설립된 공공 단체로 국가 결핵관리사업(NTP)을 운영하고 있다.

남부 헤르손 폐결핵 의료센터는 전쟁 초기부터 이메일을 통해 진단서를 접수·발급하는 등 비대면 원격 진료를 통해 환자를 관리하고 결핵 환자 약 400여 명과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 약 3,500명의 치료를 지원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잔나 카르펜코 의료센터장은 국경 지역에 입원 중인 결핵 환자 54명을 대피시켜 치료를 돕고 피란민에게 식량과 연료, 생활필수품을 제공하는 등 보건 의료를 위해 헌신한 점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뽑혔다.

야나 테를리바 보건부 공공 의료센터 박사는 "모든 우크라이나인들은 영웅이며 통합의 상징이고 그들을 위한 우리의 노고를 인정해 준 국제 사회와 고촌상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상의 의미를 넘어 희망이며 미래를 향한 새로운 시작을 뜻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촌재단은 매년 전 세계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 심사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하고 상금을 포함해 총 10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열두 명의 학자와 열네 개의 단체에 총 42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며 글로벌 보건의료 연구역량 향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고촌재단은 종근당 창업주인 고촌(高村) 이종근 회장이 1973년 세웠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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