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각이냐 발부냐 '단판승부'... 단식에 기력 쇠한 이재명도 혼신의 항변

기각 vs 발부 '단판승부'... 단식에 기력 쇠한 이재명도 혼신의 항변

입력
2023.09.26 19:40
수정
2023.09.26 21: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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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영장심사 어떤 말 오갔나]
검, 위증교사 통화·이화영 접견 등 증거 제시
이, 적극적 혐의 부인…"사익 취하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정사상 최초의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구속을 두고 검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형사법정에서 치열하게 맞섰다.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한 검찰은 "공적 권한을 사익 추구의 도구로 남용한 중대 비리 사건"이라며 이 대표의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검찰 수사를 '조작'으로 규정하며 조사에 소극적이었던 이 대표는 장기간 단식으로 건강이 나빠진 상태에서도, 변호인의 주장을 보충하는 등 혼신의 힘을 다해 맞불을 놓았다.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서관 321호 법정에서 이 대표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검찰은 김영남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장(수사 당시 수원지검 형사6부장)과 최재순 공주지청장(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1부 부부장) 등 검사 8명을 심사에 투입해 맹공을 펼쳤다. 1,500여 쪽의 의견서, 500장 분량의 파워포인트(PPT)에 더해, 위증교사 혐의 관련 통화녹음이나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 접견기록 등 이 대표 혐의를 입증할 주요 증거들이 동원됐다. 유 부장판사가 추가적인 수사 자료를 요구하자 검사들이 검찰청사와 법정을 바삐 오가는 모습도 보였다.

검찰은 백현동 의혹과 대북송금 의혹을 각각 '권력형 토착비리 사건'과 '후진적 정경유착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중형 선고가 불가피한 중대 범죄인 만큼 구속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의 증거인멸 우려를 거듭 강조했다.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이 대표가 지시하고 하급자가 실행에 옮긴 범행의 구조, 공범 대부분이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점 등을 설명하면서 "불구속 재판은 증거인멸로 직결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 대표의 검사 사칭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위증교사 혐의도 구속이 필요한 근거로 제시됐다. 이 대표가 도지사직을 상실할 위기에 처하자 '백현동 브로커'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측근 김모씨에게 허위증언을 시켜 무죄 판결을 받아낸 사례를 들며, 위증교사 혐의의 핵심 물증인 이 대표와 김씨의 통화녹음을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이 전 부지사를 압박한 이 대표 측 관계자들과의 구치소 접견기록을 제출하며 "증거인멸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은 고검장 출신 박균택(사법연수원 21기) 변호사, 부장판사 출신의 김종근(18기)·이승엽(27기) 변호사 등 6명의 변호인단과 함께 검찰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날 오전 아무런 입장 발표 없이 법정으로 향했던 이 대표는 영장심사에서 비교적 적극적인 태도로 재판부 질문에 직접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후진술에선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지내면서 한 푼의 사익도 취하지 않았다"며 "하루도 빠짐없이 검찰 수사가 이어져 억울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의 구속영장 발부 요청에 "현직 당대표가 도망하겠느냐"며 "이미 광범위한 수사가 진행돼 더 이상 인멸할 증거가 없다"고 맞섰다. 이 대표 측은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 김인섭 전 대표와 이 대표의 유착 관계를 부인하며 "기부채납을 충분히 받은 만큼 경기도시개발공사까지 참여시켜 이익을 환수할 필요가 없었다"는 주장을 폈다. 대북송금 의혹에 대해선 검찰의 표적수사를 문제 삼았다. "김성태가 북한으로 보낸 돈은 쌍방울 등 본인의 사업과 이익을 위한 것"이라거나 "이 전 부지사로부터 자세히 보고받지 못했다"고 맞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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