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에 노동계 반발..."재벌 이익만 대변"

정부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에 노동계 반발..."재벌 이익만 대변"

입력
2023.12.01 16:50
수정
2023.12.0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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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임시 국무회의서 거부권 행사 건의
윤 대통령 오후 국회에 재의 요구
최고조로 치닫는 노정 갈등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개정 노조법 2·3조, 방송3법 즉각 공포! 대통령 거부권 행사 반대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및 노조법 2·3조 개정운동본부 관계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개정 노조법 2·3조, 방송3법 즉각 공포! 대통령 거부권 행사 반대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및 노조법 2·3조 개정운동본부 관계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1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거부권(재의 요구권) 행사를 건의하고, 윤 대통령이 바로 거부권을 행사하자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은 최고조로 치달을 전망이다.

이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을 통해 "그토록 노사법치주의를 외쳤던 정부는 사법부와 입법부의 판단을 깡그리 무시하고 오로지 사용자 단체만의 입장을 조건 없이 수용했다"며 "이제 겨우 한발 나아갔던 노동 3권과 노조할 권리 보장은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고 했다.

한국노총은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로 같은 날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김덕호 경사노위 상임위원이 참석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부대표자 회의에 불참했다. 한국노총은 "정부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겨우 국회 문턱을 넘은 노조법 2·3조 개정안을 무산시킨 것에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다만 한국노총은 경사노위를 탈퇴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성명을 내 "정부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자신들이 재벌과 대기업의 이익만 편협하게 대변하고 있음을 스스로 폭로했다"고 했다. 이어 거부권 행사에 대해 "헌법에 명시된 노동권을 함부로 침해했다는 점에서 반헌법적이며, 법원 판결문에서도 적시하고 있는 원청업체의 책임 인정과 손해배상의 제한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전 임시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에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해 달라는 요청안을 의결했고, 윤 대통령은 오후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달 9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기업이 파업 노동자에게 과도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 2014년 쌍용자동차 파업 후 천문학적 금액의 손해배상 청구서를 받은 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민들이 노란색 봉투에 성금을 담아 전달한 것을 계기로 논의가 시작된 법이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노동계는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정부는 올해 노조 회계 공시, 근로시간 개편, 건설노조 수사 등을 두고 노동계와 충돌을 되풀이했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해 노동권을 훼손해도 노동자들은 좌절하지 않고 더 날카롭게 마음을 벼리면서 현장에서 관철되도록 싸울 것"이라고 했다. 한국노총도 "변함없는 투쟁으로 정부의 노동개악과 탄압에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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