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표'로 승패 갈리는 미국 경합주 무슬림 "바이든 버리자" 공식화... 왜?

입력
2023.12.03 18:45
구독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촉구 의지 안 보여"
미시간 등 경합주 무슬림 '낙선 운동' 선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주앙 로렌수 앙골라 대통령과 회담 중 생각에 잠겨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주앙 로렌수 앙골라 대통령과 회담 중 생각에 잠겨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바이든을 버립시다."

미국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경합주(州)의 무슬림 공동체가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 지지 철회를 공식화했다. 이들이 바이든 대통령에 등을 돌린 건 그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에 나선 이스라엘 편을 든 10월부터지만, 이제는 아예 본격적인 낙선 운동에 나선 것이다. 대선을 1년 남긴 상황에서, 가뜩이나 유력한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지지율이 밀리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프도 비상이 걸렸다.

2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주요 경합주 8곳(미시간 미네소타 애리조나 위스콘신 플로리다 조지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의 무슬림·아랍계 지도자들은 이날 미시간주 디어본에 모여 '바이든 재선 반대' 캠페인을 벌였다. 그들의 외침은 이랬다. "바이든을 포기하자. 당장 휴전하라(Abandon Biden, Ceasefire now)."

참석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은 휴전 촉구의 의지가 없다"고 성토했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데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만 감싸고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날 집회를 조직한 자일라니 후세인 미네소타주 미·이슬람관계위원회(CAIR) 이사는 "휴전을 요구하지 않는 바이든 대통령과 무슬림 미국인의 관계는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더 화가 나는 건 우리가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아랍계미국인연구소(AAI)의 조사 결과, 2020년 대선 당시 미국 내 무슬림 인구 345만 명 중 약 59%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선 향방을 좌우하는 경합주 내 무슬림·아랍계 비중이 높은 만큼, 이들의 표심이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불과 1만457표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긴 애리조나주만 봐도 아랍계 인구는 약 6만 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15만4,188표로 승리한 미시간주는 아랍계 인구가 무려 27만7,500명이다. 무슬림이 기권하거나 공화당을 지지하면 바이든 대통령에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경합주에선 지지도의 미세한 변화도 차이를 만든다"며 "무슬림·아랍계의 분노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짚었다.

조아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