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3기 신도시 개발 사업 'SH 끼어들기'에 GH 반발

수도권 3기 신도시 사업, SH 끼어들기에 GH 반발

입력
2023.12.07 04: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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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경기도민 아닌 수도권 국민의 주거문제 해소"
GH "헌법이 정한 지방자치제 본질 침해하는 행위"

경기 수원에 있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 전경. GH 제공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수도권 제3기 신도시 조성 사업에 동참하겠다고 정부에 공식 요청하자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반발하고 나섰다. GH는 SH가 참여 의사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가처분신청 및 권한쟁의심판, 헌법소원 등 모든 법적 조치에 나설 거라고 예고했다. SH와 GH는 각각 서울시, 경기도 산하 공기업이다.

6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SH는 지난달 중순 국토교통부에 “3기 신도시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업 일부를 SH가 맡을 수 있게 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지방공기업법(제1조)에는 지방공기업은 ‘지방자치의 발전과 주민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3기 신도시가 경기도민만을 위한 게 아니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모든 국민의 주거문제 해소를 위한 거라는 SH 측 논리에 대해 국토부는 법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2018년 경기 남양주시 왕숙·왕숙2(6만5,000가구), 하남 교산(3만3,000가구), 인천 계양(1만7,000가구), 고양 창릉(3만5,000가구), 부천 대장(1만9,000가구) 등 3기 신도시 16만9,000호와 안산 장상(1만5,000가구)을 비롯한 광명 시흥과 과천 등 7개 지역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했다.

SH 측은 이 가운데 사업이 지지부진한 ‘광명 시흥’은 통째로 넘겨받고, 보상 단계에 돌입한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등은 일부 택지를 매입해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경우 3기 신도시 전체 물량 16만9,000가구 중 3분의 1인 5만 가구가 SH 몫이 된다. SH는 또 최근 지정된 구리토평 2지구에도 사업자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다. SH 관계자는 “LH가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곳에 SH가 들어가서 서울은 물론 경기지역 주민들의 주거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해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LH와 함께 8대 2 비율로 3기 신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하던 GH는 헌법이 정한 지방자치제도의 본질을 침해하고 지방자치제도의 위기를 초래하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LH의 지분이 축소되면 GH 몫이 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GH는 개발이익금을 경기도에 환원하겠다는 SH 주장도 공염불에 그칠 거라고 날을 세웠다.

최근 갑작스레 불거진 ‘메가 서울’에 밀려 경기도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출범이 지지부진한 상황까지 겹치며 경기도는 서울시를 향해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GH 관계자는 “메가 서울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는 와중에 SH의 경기도 개발사업 참여를 허용하는 것은 경기도의 서울시 예속을 가속화하는 것”이라며 “경기도민이 또다시 서울특별시민을 위해 희생하는 구조가 된다”고 토로했다.

GH 노조도 성명을 내고 “SH의 매입임대 물량은 올해 목표치 5,250호 대비 6.5%인 341호, 공공임대주택은 목표치인 1만3,744호의 63.7%인 8,749호에 불과하다”며 “서울에 산재한 반지하층과 무수한 쪽방촌 등 여러 주거 빈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타 지자체 관할구역 개발사업에 참여하겠다는 것은 서울시민들에 대한 기만”이라고 비판 행렬에 가세했다.

임명수 기자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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