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우크라 파병론'에… 푸틴 "핵전쟁" 거론 경고

입력
2024.02.29 21:13
수정
2024.02.29 21:3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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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연설서 "우리에겐 서방 타격할 무기 있다"
"러에 개입하려는 시도, 핵 갈등으로 이어질 것"
'스웨덴 가입' 나토 동진 대응해 서부 병력 증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 모스크바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 모스크바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서방 세계에서 거론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지상군 파병론'을 놓고 핵 전쟁을 거론하며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최근 스웨덴의 합류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을 놓고는 국경 군사력을 강화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 고스티니 드보르에서 상·하원 의원을 대상으로 한 국정연설에서 서방을 향해 "러시아에 새롭게 개입하려는 시도는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대규모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과거 러시아 정복에 나섰던 나폴레옹과 히틀러를 언급하며 "우리는 우리나라 영토에 군대를 파병했던 자들의 운명을 기억하고 있다. 잠재적 침략자들이 초래할 결과는 더욱 비극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그들(서방) 영토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갖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이 모든 것이 실제 핵 전쟁 위협을 키우는 것이고, 이는 문명 파괴를 의미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는 2월 2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꺼내 든 우크라이나 파병론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 직후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EU 회원국 일부가 우크라이나 파병을 검토 중"이라고 회의 결과를 전했고, 마크롱 대통령이 이를 뒷받침하듯 "(파병 등) 어떤 것도 배제할 수는 없다. 러시아가 승리하지 못하도록 필요한 모든 일을 하겠다"고 언급했던 것이다.

이 발언은 EU 회원국이 절대다수인 나토가 러시아와의 직접적 군사 충돌을 벌일 수도 있다는 의미와 다름없다는 점에서 파장을 키웠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을 비롯해 미국과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들도 연달아 성명을 내고 파병설을 부인했지만,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전략 핵무기가 "완전한 준비 상태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 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닉과 수중 핵무기 포세이돈 등 차세대 핵무기 시험이 완료 단계"라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를 곧 전투 임무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연설에서 서부 국경에 추가 병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핀란드에 이어 최근 스웨덴까지 나토에 가입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러시아가 유럽을 공격할 것이라는 서방의 주장에 대해서는 "잠꼬대"라고 일축했다.

푸틴 대통령은 3년째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러시아군이 여러 방향으로 자신 있게 전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러시아의 승리를 믿는다"며 연설을 끝마쳤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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