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러시아행 대북제재 위반 의심 무국적 선박 나포

입력
2024.04.03 11:12
수정
2024.04.0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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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러시아행 선박 억류
대북제재 위반 여부 조사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정부가 우리 해역을 지나 러시아로 향하던 북한 의심 선박을 나포했다. 현재 부산항에 정박 중이며, 외교부와 국가정보원 등은 이들을 상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3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30일 북한에서 중국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던 'DE YI'호를 억류했다. 해당 선박은 지난달 17일 중국 산둥성 스다오(석도)항에 기항했으며, 북한 남포항을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간다는 정보를 입수해 전남 여수항 인근 해상에서 나포했다. 해양경찰은 해당 선박이 정선 명령에 불응하자 선박에 진입해 부산 남항 묘박지로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국적은 당초 토고였으나, 현재는 무국적 선박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토고 등으로 선박 국적을 위장하곤 했다. 정부는 이 선박이 대북제재안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중국인 선장 등 탑승자들을 조사하고 있다. 선박 측은 북한이 아닌 중국에서 무연탄을 싣고 러시아로 향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화물창 개방을 거부한 채 조사에 불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조사를 실시 중"이라며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세부 사항은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이 어떤 대북제재 위반 행위에 연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2017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는 유엔 회원국이 대북제재상 금지행위에 연루됐다고 의심되는 선박을 자국 영해상에서 나포, 검색 또는 억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한미 양국은 북한의 불법 선박 환적을 차단하기 위한 실무협의체를 가동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한미 외교·정보·제재·해상 차단 담당 관계부처 및 기관 담당자 30여 명은 북한의 핵·미사일 자원 및 자금줄 차단을 위한 1차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워싱턴에서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대북제재 결의상 유류 반입 제한을 초과한 북한의 정제유 반입 현황과 차단 방안이 논의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당시 회의에서 양측이 "러시아가 북한에 정제유를 제공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불법적 협력을 중단시키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날에도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러시아 선박 두 척과 개인 두 명, 기관 두 곳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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