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 생태계에 영향" 속초 영랑호수윗길, 3년 만에 사라진다

입력
2024.05.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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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내 부교 생태계 영향" 조사 결과
속초시 환경영향평가 수용 철거 결정
환경단체 "늦어도 9월까지 완전 철거"

환경단체인 '영랑호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사람들'이 지난 2022년 1월 속초 영랑호 부교 앞에서 철거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제공

환경단체인 '영랑호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사람들'이 지난 2022년 1월 속초 영랑호 부교 앞에서 철거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제공

강원 속초시에 자리한 석호(潟湖)인 영랑호에 설치됐던 영랑호수윗길이 완공 29개월 만에 철거될 운명을 맞았다. 속초시가 “호수에 설치된 시설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문연구소의 조사결과를 받아들인 결과다.

속초시는 강원대 환경연구소 조사 결과를 수용해 영랑호 영랑호수윗길(부교)을 철거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영랑호 내 부교는 지난 2021년 11월 속초시가 26억 원을 들여 길이 400m, 폭 2.5m로 설치한 수상 산책로다. 지난해 64만 명이 다녀가는 등 완공 이후 명소가 됐다.

앞서 건설초기부터 문제를 제기한 시민단체는 부교가 생태계에 악영향을 준다며 2021년 4월 속초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영랑호는 도시계획시설인 유원지로 부교와 같은 생태탐방로는 국토계획법(제30조 제5항)이 명시한 도시계획시설 변경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속초시가 해당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1년 넘게 양 측의 주장을 살핀 법원은 지난 2022년 10월 “어류와 수상자원 등에 대한 환경영향 조사를 1년간 실시해 영랑호수윗길 사업 이전으로 회복되지 않거나 악화하면 부교 철거를 포함한 조치를 한다”는 조정결정을 내렸다. 최근 “부교와 같은 횡단구조물의 설치는 이를 사이에 두고 각기 다른 환경을 조성해 석호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결과를 속초시가 받아들이며 영랑호에 설치된 부교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속초시는 다만 생태계 보전 대책과 예산확보 등을 위한 의회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행정1부는 다음 달 3일을 조정 기일로 잡고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했다. 속초고성양양 환경운동연합은 입장문을 통해 “당장 부교를 철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어렵다면 철새들이 돌아오는 9월까지 철거해야 한다”며 “영랑호에서 부교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는 철거운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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