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 세상을 보는 균형

가족

[가족] "유기견도 다 같은 개"... '프리허그'로 마음 전한 믹스견

경북 상주시 동물보호센터는 센터 내 동물들의 안락사를 최대한 줄이고, 입양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어가 1만4,0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온라인 입양홍보도 활발한데요. 지방자치단체 보호소라고 하면 열악한 환경에 폐쇄적인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데 상주시 동물보호센터는 이러한 편견을 보란 듯이 깨트리고 있지요. 상주시 동물보호센터는 동물 각각의 입양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유기동물에 대한 오해나 편견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는데요. 그 일환으로 최근에는 "유기견도 다 똑같은 개"임을 알리기 위해 시내에서 '프리허그'를 진행하고 이를 SNS에 공유해 화제가 됐습니다. 이 행사에 '선발'된 주인공이 바로 공고번호 447511202300002인 믹스견(1세∙수컷)인데요. 백구(흰색 털의 개)가 선발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너무나 순한 성격이기 때문입니다. 보호센터 관계자는 "이렇게 순하고 착한 강아지는 처음 봤다"며 "센터에 새로운 사람들이 오거나 인기척을 느끼면 숨기도 하지만 막상 사람을 만나면 쓰다듬을 받고 가만히 있는다"고 말합니다. 이어 "사람이 많은 곳에서 유기견 프리허그 홍보대사도 잘 해냈다"며 "쉽지 않았을 텐데 그만큼 성격이 좋다"고 전합니다. 저도 직접 상주시 동물보호센터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 처음 본 사람은 피해 다니지만 사람에게 안겨서도 얌전히 있고 다른 개 친구들과도 잘 지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백구는 지난해 다른 강아지 두 마리와 함께 새끼 때 구조됐는데요, 사실 떠돌이 개들이 낳은 강아지들이 입양 기회를 얻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 보호소에서 죽음을 맞이하지만 상주시 동물보호센터는 이들을 포기하지 않았어요. 한 마리는 입양을 갔고, 한 마리는 임시보호를 마치고 돌아와 가정에서 생활할 기회라도 얻었지만 백구는 입양센터와 보호소에서만 지낸 게 전부입니다. 그래서인지 겁이 있는 편이지만 막상 사람을 만나면 한없이 내어주는 순한 성격으로, 직원들은 백구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세상을 알려줄 평생 가족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백구의 가족이 되어주실 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맞춤영양'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이 유기동물의 가족 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반려동물의 나이, 덩치, 생활습관에 딱 맞는 '일반식 영양 맞춤사료' 1년 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 문의: 상주시 동물보호센터 위 사이트가 클릭이 안 되면 아래 URL을 주소창에 넣으시면 됩니다. https://www.instagram.com/sangju_dogs/?next=%2Fjtabsny%2Ffeed%2F&hl=ja

고은경의 반려배려

마취총으로 포획된 '산공이'는 어떻게 됐을까 [고은경의 반려배려]

얼마 전 동물보호단체 라이프로부터 서울대 떠돌이 개의 치료비 지원을 고민하는 학생의 연락을 전해 받았다. 사연은 이러했다. 이 학교 산업공학과 학생인 박예성씨는 지난달 초 교내 계단 옆 화단에서 옆구리에 뭔가 박힌 채 쓰러져 있는 개를 발견하고 바로 옆 서울대 동물병원 응급실에 데려가 치료를 맡겼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옆구리에 박힌 것은 마취총이었다. 개는 큰 상처는 없었지만 엑스레이와 컴퓨터 단층촬영(CT) 등의 검사와 마취총으로 인한 근육손상 치료를 하면서 250만 원가량의 병원비가 나왔고, 박씨는 고민 끝에 동물단체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박씨는 "7년째 반려견을 기르고 있는 반려인으로서 위험에 처한 개를 보고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급한 대로 산업공학과를 줄여 개에게 '산공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고 했다. 사정을 들은 라이프는 포획 과정에서 마취총을 맞고 도망친 이른바 '들개'로 추정했다. 서울에서 보호소 내 유실∙유기동물을 구조해 입양을 보내는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과 서울시를 통해 확인한 결과, 포획 도중 놓친 떠돌이 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은 구조자가 입양의 뜻이 있다면 치료비와 임시보호비 등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그러던 중 또 다른 사실이 밝혀졌다. 서울대 동물병원이 들개임을 확인하고 관악구에 연락을 취했고, 관악구는 들개를 유실∙유기동물에 준해 처리한다는 원칙에 따라 산공이를 지정 보호소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서울대 동물병원과 보호소의 인계 과정에서 산공이가 탈출해버린 것이다. 산공이의 치료비와 임시보호처를 알아보고 있던 박씨는 나중에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서울대 동물병원과 관악구가 산공이의 치료비를 지원키로 한 점은 다행이지만 산공이 사례는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산공이 사례를 접한 뒤, 6년 전 서울 월드컵공원을 떠돌던 개 '상암이'가 떠올랐다. 상암이는 온순한 성격 덕분에 시민들과 반려견 놀이터 관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고, 10여 명의 시민들은 상암이를 구조해 입양을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개를 잡아달라는 민원에 서부공원녹지사업소가 마취총을 이용해 포획을 시도하던 중 어깨에 마취총을 맞은 상암이는 쇼크로 세상을 떠났다. 이를 계기로 유기동물 포획방법에 대한 비판이 빗발쳤고, 서울시는 한동안 마취총 포획을 하지 않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떠돌이 개 포획에 마취총이 다시 사용되기 시작한 건 2022년부터다. 상암이 사건을 계기로 서울시는 '유기견 구조 마취장비 사용 매뉴얼'을 만들었고, 마취 포획 시에는 반드시 수의사가 동행하도록 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말까지 관악산·북한산 등 서울시내 주요 산지와 주변 산책로에서 개를 집중 포획하고 있다. 개를 잡아 달라는 민원과 잡지 말라는 양측의 민원이 빗발친다고 했다. 서울시는 산지를 떠도는 개들의 수를 200마리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잡힌 개들을 동물보호단체와 협력해 사회화 훈련을 거쳐 입양자를 찾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순치가 어려운 경우도 많고, 중대형 믹스견을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여서 대부분은 살처분될 것으로 보인다. 떠돌이 개는 서울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천에서는 포획한 개 1마리당 50만 원을 지급해 논란이 되기도 했고, 제주와 부산 등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떠돌이 개가 누군가에게는 존재만으로 위협과 공포가 될 수 있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포획이라는 사후 대책 이전에 떠돌이 개의 수는 왜 매년 줄지 않는지, 포획된 떠돌이 개는 어떻게 '처리'됐는지, 포획→살처분 이외에 다른 해법은 없는지에 대한 분석과 대책 마련이 먼저 이뤄졌어야 한다.

동물이 건강한 집

'유기견 지옥' 벗어나니 쿠싱.. 남은 삶은 행복할까

우리동생동물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반려견 ‘도담이’(12세 추정∙푸들)에 대해 묻자 김희진 원장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병원 진료 때에도 딱히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고 침착하던 도담이였기에 각종 검사가 한층 더 수월했다고 합니다. 사실 겉으로만 보면 도담이가 어떤 질병을 앓고 있는지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도담이가 앓고 있는 질병은 부신피질기능항진증(쿠싱 증후군)이기 때문입니다. 김 원장은 “쿠싱 증후군은 간을 계속 일하게 해 간이 비대해지는 증상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신체 부위보다 유독 배가 불러서 ‘올챙이배’라고 불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이죠. 마치 스테로이드 약물을 고용량 투여한 것 같은 효과와 비슷하다고 하네요. 흔히 쿠싱 증후군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증상은 ‘다음, 다뇨’입니다. 그런데, 이 증상과 유사한 질병이 ‘당뇨’입니다. 그래서 보호자들은 두 질병을 잘 구분하기 어려워하곤 하는데요. 그런데 도담이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쿠싱을 진단받았다고 합니다. 쿠싱을 빠르게 진단받은 비결은 바로 ‘꾸준한 건강검진’이었습니다. 김 원장은 “쿠싱 증후군과 당뇨의 근본적 차이점은 바로 간 수치”라고 말했습니다. 당뇨는 혈당은 높아지지만, 간 수치가 높아지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동안 도담이는 정기적인 건강검진 과정에서 혈당에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22년 10월, 도담이의 이빨 스케일링을 앞두고 실시한 혈액검사에서 간 수치가 높게 나온 겁니다. 김 원장은 “당시 간 수치가 ALT 1,800 정도로 매우 높았다”며 “스케일링을 미루고 3개월 뒤 다시 검사를 해보니 2,000까지 수치가 올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결국 도담이의 상태가 쿠싱 증후군으로 확진되자 보호자 김현희 씨는 “우리 가족이 되기 전에도 도담이는 힘든 삶을 살아왔었다”며 “관리를 하면 괜찮아진다지만, 만성 질병을 앓는다고 하니 마음이 편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도담이는 경기도의 한 사설 보호소에서 지내다 2016년, 지금의 가족을 만났습니다. 이 보호소는 중성화 수술을 거부하고 개체 수가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걸 방치해 보호소라기보다 ‘애니멀 호더’에 가깝다는 지적을 받던 곳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관리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보호소였던 만큼, 도담이 역시 건강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도대체 누가 도담이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현희 씨는 계속 궁금증을 품었습니다. 그러던 중 도담이의 몸에서 발견된 내장형 마이크로칩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초 등록지(인천 서구)를 제외하고는 도담이의 과거를 되짚어볼 방법은 없었습니다. 결국 알 길 없는 과거를 뒤로하고 현희 씨는 도담이의 지금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기로 결심했습니다. 빠진 털은 연고를 발라주고, 뒷다리는 마사지를 해주면서 조금이라도 더 근육을 키워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치석 역시 꾸준히 동물병원을 찾아 스케일링을 하면서 제거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도담이에게 생긴 마음의 상처였습니다. 평상시 도담이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현희 씨 가족과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면서도 적응을 완벽하게 해냈습니다. 그러나 현희 씨는 “잘 때 건드리거나 도담이가 싫어할 때 몸을 잡으면 물면서 의사를 표현했다”며 “특히 술을 마시고 난 뒤에 만지려고 하면 그런 행동이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가족들만 일방적으로 도담이에게 맞춰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도담이도 새 집에 적응하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현희 씨는 “처음 도담이가 집에 왔을 때 배변을 잘 가리지 못했었다”며 “화장실 자리 근처에 배변패드를 깔아주고 조금씩 도담이의 행동을 유도하자 곧잘 해냈다”고 말했습니다. 가정생활에 잘 적응하는 도담이도, 고치지 못한 게 있었습니다. 바로 강한 식탐이었습니다. 애니멀 호더의 보호소에서 지낸 만큼, 먹이가 충분하지 않아 식탐을 강하게 보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안쓰러워 보이는 만큼 처음에는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으라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쿠싱 진단을 받은 뒤였습니다. 김 원장은 “쿠싱 증후군 합병증 중에는 미네랄 성분이 반려견의 몸에 침착되는 증상이 있다”며 “이 미네랄이 결석처럼 단단해져 신장에 쌓이면 혈류를 방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간 수치를 조절해야 하는 만큼 그에 맞는 식사 관리도 필요해졌습니다. 더군다나 약을 제때 잘 먹어야 하는데, 도담이의 명석함이 이번에는 방해가 됐습니다. 보통 도담이의 식사에 약을 섞어주는데, 처음에는 같이 잘 먹더니, 어느 순간부터 약만 골라내서 뱉어내기 시작한 겁니다. 김 원장은 “보통 약을 먹일 때 캡슐째 먹이는 걸 힘들어하는 보호자들이 많다”며 꼭 도담이 가족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현희 씨는 고민하다가 묘안을 떠올렸습니다. 먹을 것에 관심이 많은 도담이의 성격을 이용하기로 한 겁니다. 그는 “고구마와 단호박을 삶아 경단처럼 만든 다음 그 안에 약을 넣었다”며 “강아지에게 급여하는 저염 치즈에 알약을 싸서 먹인 적도 있다”고 자신의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사료에만 약을 섞다 보면 금방 약을 알아차리는 만큼 먹거리를 다양하게 해 도담이의 눈을 속인 겁니다. 물론, 이 방법을 위해 희생한 것도 있습니다. 바로 식사량을 더 줄이는 겁니다. 간식량을 늘리는 만큼 기본 식사량도 줄여야 체중 조절과 약효를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대신, 도담이가 원하는 시간에는 꼭 맞춰서 먹을 것을 준비해 준다고 합니다. 그것이 새벽 5시여도 현희 씨는 상관없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도담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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