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 세상을 보는 균형

지하철 재승차 '10분→15분' 확대… 우이·신림선도 포함

2023.09.25 13:00

서울에서 지하철역 하차 후 같은 역, 같은 호선에 다시 승차하면 추가 요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지하철 하차 후 재승차’ 적용 시간이 10분에서 15분으로 늘어난다. 적용 구간도 기존 1~9호선에서 우이신설, 신림선이 새롭게 포함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하철 하차 후 재승차 제도’ 확대 안을 내달 7일부터 적용한다고 25일 밝혔다. 지하철 하차 후 재승차는 지하철 태그 후 일정 시간 이내 동일역, 동일 호선으로 재승차하면 기본운임 차감 대신 1회 환승이 적용되는 제도로, 올해 3월 ‘서울시 창의행정 1호’로 선정돼 7월부터 시범 도입됐다. 시는 내달 7일부터 정식 도입하면서 하차 후 재승차 시간을 기존 10분에서 15분으로 늘렸다. 서울교통공사 관할 역 중 화장실이 게이트로부터 100m 이상 떨어진 역사가 51곳에 달해 교통약자 이용에 불편함에 있는 데다, 안전사고 발생 우려 등으로 시간 확대를 요청하는 시민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 관할 민자 경전철인 우이신설선과 신림선에도 15분 재승차 제도를 적용한다. 시는 이번 조치로 하루 평균 4만1,000명, 연간 1,500만 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재는 서울교통공사 관할 구간에 한정됐지만 이를 수도권 전체 노선으로 확대하기 위해 인천시, 코레일 등과 협의할 계획이다. 윤종장 시 도시교통실장은 “시민들이 더 편리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증권·대부중개·코인 사이트 해킹해 개인정보 106만 건 빼낸 20대 해커

증권사 사이트 등을 해킹해 얻어낸 개인정보 106만 건을 빼내 유통하거나 범죄에 악용한 해커와 해킹 의뢰자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사기와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20대 해커 A씨와 30대 브로커 B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해킹을 의뢰한 30대 C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증권사와 대부중개 플랫폼, 주식교육방송, 가상화폐 등 9개 사이트 서버에 침입해 이름과 계좌번호,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 106만 건을 빼내 유통하거나 범죄에 악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B씨는 A씨가 만든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C씨와 D(30대ㆍ구속)씨 등 의뢰자들이 특정해 준 사이트 서버에 침입해 대부 신청자 등의 개인정보를 빼낸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그 대가로 각각 2,500만 원과 1억 원을 챙겼다. C씨 등은 넘겨 받은 대출 신청자 정보를 보안 메신저인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판매해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D씨 등은 투자 자문회사를 사칭해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증권사 고객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팔아 6억 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경찰은 대부중개 플랫폼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나서 해커 A씨를 특정한 뒤 공범 등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경찰은 A씨 등으로부터 해킹 프로그램과 개인정보, 대포폰(차명 휴대폰) 26대, 노트북 8대, 현금 2,166만 원을 압수하고 범죄수익 1억 원에 대해 추징보전 신청했다.

"냄새에도 지문이 있다"… 1만 가지 냄새 유발 데이터로 악취 추적

악취는 2016년 정부가 5대 환경난제 중 하나로 지정할 만큼 해결이 어려운 영역이다. 후각이 냄새에 반응하는 시간은 0.2~0.5초, 순응 시간은 15~30초 정도로 짧은 데다 성별ㆍ연령ㆍ건강상태 등 개인 특성에 따라 느끼는 강도도 다른 탓이다. 실제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악취 민원은 2010년 7,247건에서 2020년 3만9,902건으로 5배 넘게 증가했다. 1일 울산 울주군 ‘태성환경연구소’에서 만난 김석만(53) 대표는 “악취저감 기술의 기본은 원인물질 파악”이라며 “20년 넘게 축적해온 1만 가지가 넘는 냄새 유발 성분 분석 데이터를 활용해 악취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물론 추적ㆍ예방도 가능하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태성환경연구소는 1997년 일본산 탈취제와 환경장비 기자재를 수입ㆍ공급하는 ‘태성통상’으로 출발했다. 한창 환경 문제가 국제사회 주요 현안으로 부상하던 시기였다. 창업주인 윤기열(59) 회장과 김 대표는 자체 기술 개발에 눈을 돌렸다. 2001년 지금의 사명으로 바꾸고 전 세계에서 악취 원인 물질을 구해 각각의 특성을 분석한 뒤 데이터를 구축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불과 5년 만에 휘발성 유기화합물 및 악취 분석 흡착트랙 개발, 층상실리케이트와 유기ㆍ금속 양이온을 이용한 나노구조 냄새제거제 특허 획득, 국가지정 악취검사기관 인증, 중소기업청 이노비즈(INNOBIZ)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선정 등 환경 전문기업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2011년에는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국내 최초로 22대 악취 분야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받았다. 수익의 80% 이상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면서 얻은 결과였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악취 원인을 연구하는 전담 분석팀 3, 4명이 전부였다”며 “원인물질을 파악한 후 직접 탈취제를 만들다보니 개발팀에 설비구축팀까지 점점 조직이 커져 실상 매출이 늘어도 나가는 돈이 더 많았다”며 웃었다. 탄탄한 기술력은 곧 시장에서 빛을 발했다. 현대자동차가 차량 실내 냄새 저감 프로젝트 협업을 제안한 것이다. 보통 신차 냄새 원인은 플라스틱 내장재와 에어컨 두 가지인데, 내장재는 첨가제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데 반해 에어컨이 문제였다. 수분 응축이 반복되는 에어컨 특성상 내부에 미생물 등이 번식해 지속적으로 냄새가 유발되고, 악취 원인 물질도 다양해 해결이 쉽지 않았다. 흔히 쓰는 향균코팅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 표면에 먼지가 쌓여 효율성이 떨어졌다. 이에 태성환경연구소는 먼지뿐 아니라 냄새유발물질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 필터를 연구해 개발까지 성공했다.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현대기아 등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졌다. 김 대표는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모양이 좋아도 냄새가 나면 안 팔리는 시대가 왔다”며 “자동차를 시작으로 가구와 전자제품 회사 등에서도 새로 출시한 제품의 냄새를 잡아달라는 의뢰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이 축사, 산단, 하수처리장 등에 대한 관리를 한층 강화한 것도 기회가 됐다. 사후관리에 맞춰져 있던 냄새 저감 기술 시장은 사전예방으로 재편됐다. 태성환경연구소는 민원이 예상되는 중점관리 지역에 고정용 악취모니터링 장비를 설치하고, 악취 종류와 세기를 실시간으로 수집한 뒤 기상 정보와 버무린 악취예보시스템을 구축했다. 예측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원인 물질의 정성ㆍ정량 분석이 가능한 최첨단 악취 추적 차량을 운행하며 실제 발생 여부도 검증했다. 2021년부터는 이를 토대로 악취 저감 컨설팅과 악취 제거 시설 설계 등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지시설선정예측프로그램도 가동 중이다. 김 대표는 “국내 악취 정보를 인공지능(AI) 장비에 학습시켜 현장 실사 없이도 90% 이상 정확한 컨설팅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최근에는 수소 등을 감지하는 센서 국산화와 탄소중립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물속에서 미세한 기포로 악취와 미세먼지를 잡는 동시에 고순도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도 확보했다. 특허기술 80여 가지를 활용한 각종 신규사업으로 매출은 지난해 120억 원에서 올해는 벌써 250억 원을 넘어섰다. 직원 수도 120여 명으로 늘었다. 김 대표는 “글로벌 환경종합병원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매년 일정 금액을 대학에 기부하는 등 지역 인재 육성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이학재 "가고 싶은 공항, 스트레스 없는 공항 만들겠다"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기나긴 터널을 빠져나왔더니 극과 극의 결말로 향하는 갈림길이 나타났다.' 지난 3년여간 구조적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난 공항산업을 바라보는 업계의 진단이다. 위기감은 인천국제공항도 마찬가지. 이학재(59)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공항 간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느냐, 과거 영광에 취해 쇠퇴하느냐 전환점에 있다"고 했다. 취임 100일을 나흘 앞둔 22일 영종도 청사에서 만난 그는 "지금까지 '교통시설'이라는 역할에 충실해왔다면 앞으로는 보다 다양한 이용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올해 1~8월 3,501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73.3%까지 회복했다. 8월만 비교하면 85.1%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완전한 회복은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한 해 8,660억 원의 흑자를 냈던 인천공항은 코로나 3년(2020~2022년) 누적 적자가 1조9,000억 원에 이른다. 인력 감축과 대중교통망 축소에 따른 후유증도 여전하다. 이 사장은 "(경쟁 공항의 대형화 등) 더욱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항공수요와 공항 운영의 완전한 회복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코로나 등 외부 위기에 흔들리지 않기 위한 사업구조 개편과 경영 혁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선 2017년 첫 삽을 뜬 4단계 확장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급증하는 항공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4조8,405억 원을 들여 제2여객터미널을 확장하고, 네 번째 활주로를 신설하는 이 사업이 내년 10월 끝나면 인천공항의 여객 수용 능력은 연간 7,700만 명에서 세계 3위 수준인 1억600만 명까지 늘어난다. 이 사장은 "세계 3대 인프라 공항에서 나아가 스마트패스(안면인식 출국서비스), 원하는 장소에서 짐을 부치는 이지드랍, 스마트 보안검색장비 등 최첨단 기술을 전면 도입해 빠르고 편리한 '스트레스 없는 똑똑한 공항'을 구현하겠다"며 "궁극적으로 이용객이 걸음을 멈추지 않고 체크인과 출국수속 등을 마칠 수 있는 공항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거쳐가는 공항이 아닌, 가고 싶은 공항으로 조성하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이 사장은 "미술산업 필수 인프라인 미술품 수장고와 무동력 다운힐(활강) 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스마트 레이싱 파크 등 다양한 볼거리·놀거리를 개발하고 10월 문 여는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와의 연계 등을 통해 공항에 오고 싶게끔 하겠다"며 "나아가 관광과 항공정비(MRO), 물류 등이 융·복합된 공항 생태계를 구축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인천공항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국제선 여객을, 두 번째로 많은 국제선 화물을 처리하는 공항"이라며 "국민들은 자부심을 갖고, 공사 임직원들은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