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현대차, 美 정부에 IRA 전기차 보조금 관련 의견서 제출

입력
2022.11.05 04:30
IRA  친환경차 세액공제 이행 3년 유예 등 요청
현대차그룹도 "FTA 체결국 조립차도 인정해야"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 정부가 미국 정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IRA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차그룹도 따로 입장을 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IRA 내 친환경차 세액공제 관련 요건들이 한국을 포함한 외국 친환경차 업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 통상 규범에도 위반 소지가 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미국 재무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IRA 이행을 위한 하위 규정 마련을 위해 지난달 5일부터 이날까지 IRA 내 청정에너지 인센티브 관련 6개 분야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세부적으로 정부는, 친환경차 세액공제와 관련해 미국 내 투자가 예정된 기업에 대해선 세액공제 관련 요건을 3년간 유예하고, 일부 조립 공정만 북미에서 진행해도 '최종 조립 요건'이 충족되도록 '최종 조립'의 정의를 완화해 달라 요청했다. 또 IRA 규정에 따라 상업용 친환경차 구매자에게 조건 없이 제공되는 7,500달러를 렌터카와 단기 리스 차량에도 지원해줄 것을 제안했다.

이 밖에도 청정발전시설 투자 및 생산 과정에서 미국산을 사용하면 추가로 보너스 세액공제를 부여하는 등의 미국산 제품 사용 조항에 대한 차별적 효과를 최소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정부는 2일 정부합동대책반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최종 확정했으며, 의견서 제출에 앞서 3일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백악관 국가기후보좌관 존 포데스타와 화상면담을 진행했다. 화상면담에서 정부는 "앞으로 미국 행정부가 IRA를 이행하기 위한 하위 규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우리 측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IRA 시행 시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얻을 것으로 보이는 현대차그룹도 같은 날 의견서를 제출, 미국과 FTA 체결국인 한국에서 조립되는 전기차에 세제혜택을 주지 않는 것은 한미 FTA의 내용과 정신 모두에 위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IRA 발표 전 이미 조지아주(州) 전기차 전용공장 건립 계획이 잡힌 점을 강조하며 "법안 발표 이전에 미국 전기차 공장 건설에 대해 구속력 있는 약속을 한 법인에서 제조한 전기차는 북미 조립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거나 유예 기간을 허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전했다.

김진주 기자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