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산강·섬진강 권역 댐 저수량 예년의 57%에 불과

입력
2023.02.06 14:29
수어댐, 평림댐 등 가뭄 200일 이상 지속
3월 중 운문댐 보령댐 추가 가뭄 위험도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영산강·섬진강 권역의 지난해 댐 저수량이 예년의 57%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일부 댐은 200일 넘게 가뭄 상태다.

환경부는 6일 소관 다목적댐 20곳과 용수댐 14곳 중 8곳의 댐을 가뭄 단계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 섬진강댐 등 영산강·섬진강 권역 4개 댐은 가뭄 '심각' 단계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전국 다목적댐 20곳의 합계 저수량은 67억1,000톤으로 예년의 99% 수준이다. 한강 권역(3곳)은 평년의 121%(36억6,000톤)였지만 나머지 권역은 저수량 100%를 채우지 못했다. 금강 권역(3곳)은 94%(13억2,000톤), 낙동강 권역(10곳)은 82%(13억5,000톤)로 낮았고 영산강·섬진강 권역(4곳)은 저수량이 3억8,000톤으로 평년의 57%에 그쳤다.

지난해 연 강수량이 권역별 저수량을 갈랐다. 전국 다목적댐에 내린 평균 연 강수량은 평년의 91% 수준인 1,141㎜다. 한강 권역에는 평년의 118%(1,433㎜)나 비가 왔지만 금강 권역은 80%(997㎜)였다. 낙동강 권역과 영산강·섬진강 권역의 강수량은 각각 평년의 70%(889㎜)와 68%(954㎜)로 매우 적었다.

강수량이 적은 탓에 영산강·섬진강 권역의 섬진강댐 주암댐 등 다목적댐 2곳, 수어댐 평림댐 등 용수댐 2곳은 현재 가뭄 '심각' 단계다. 이날 기준 주암댐과 수어댐은 225일째, 평림댐은 233일째, 섬진강댐은 88일째 가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환경부는 가뭄 상황에 따라 다목적댐은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단계로, 용수댐은 관심, 주의, 심각 등 3단계로 나눠 대응한다.

낙동강 권역 역시 강수 부족으로 일부 댐이 가뭄 단계에 돌입했다. 다목적댐인 합천댐은 지난해 11월부터 가뭄이 시작돼 '주의' 단계다. 다목적댐인 안동댐 임하댐과 용수댐인 영천댐은 지난달부터 다시 가뭄 '관심' 단계에 진입했다.

앞으로도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으면 현재 관리 중인 8개 댐의 가뭄 단계가 격상되고, 낙동강 권역의 운문댐과 금강 권역 보령댐이 3월 중 가뭄 관심단계로 신규 진입할 수 있다. 낙동강 권역 밀양댐과 금강 권역 대청댐 용담댐 등도 5월쯤 가뭄 관심단계로 진입할 위험이 있다. 손옥주 환경부 수자원정책관은 "올해 홍수기 전까지 남부지방 가뭄 대응에 총력을 다해 안정적인 용수 공급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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