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물결 봉하마을…노무현 14주기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

입력
2023.05.23 15:50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
"민주주의를 향한 꺾이지 않는 마음이 필요한 때"

"민주주의가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고 국민이 우려하는 2023년, 민주주의를 향한 꺾이지 않는 마음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때라고 저희 재단은 생각을 했습니다."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3일 KBS 라디오에 나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14주기 추도식 주제를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라고 정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주제는 노 전 대통령의 회고록 '진보의 미래'의 내용 중 일부라고 한다.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인간이 소망하는 희망의 등불은 쉽게 꺼지지 않는다. 이상이라는 것은 더디지만 그것이 역사에서 실현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가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 회고록 '진보의 미래' 중에서

정 이사장은 "답답한 정치와 사회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시민 민주주의의 힘을 키워나가는 공유와 연대의 장으로 오늘 행사(추도식)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6선 국회의원이자 국회의장, 국무총리를 역임한 정 이사장은 현재 정치 상황에 대해 "국민들이 희망을 갖지 못하고 젋은 세대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이런 문제를 제거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며 "그런데 그것보다는 과거에 머물러 있거나 또 현안에만 매몰되어서 미래지향적인 정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정치를 기억하면서 국민을 위한 정치가 진정 무엇인지 좀 꼭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한덕수 국무총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추모 화환은 추도식 1시간 전 도착했고, 노무현재단은 윤 대통령 화환을 묘역 제일 앞에 배치했다.



또 전날부터 개인이나 가족 단위로 대통령 묘역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모자나 우산을 쓰거나 바람개비를 들었고, 봉하마을은 노란색 물결로 덮였다.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함께 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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