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3번째 진출... 유엔서 北 도발 대응 주도한다

입력
2023.06.0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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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결의, 유엔 회원국에 이행의무 부여
대북제재 놓고 중국·러시아와 치열한 외교전
순회의장국 맡아 북한 인권문제 의제화 방침 
정부, 사이버 안보·테러 문제에도 적극 대응

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11년 만에 선출됐다. 1996~1997년, 2013~2014년에 이어 3번째다. 국제평화와 안전을 책임지는 안보리는 유엔에서 회원국에 대해 법적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리는 유일한 기관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맞서 한국이 목소리를 높이고 국제사회 주요 현안을 주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192개 회원국이 참여한 투표 결과, 한국은 180표로 3분의 2를 넘어 2024~2025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올랐다. 안보리는 15개국으로 구성하는데, 5개 상임이사국(P5·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외에 2년 임기의 나머지 10자리를 매년 5개국씩 교체한다. 비상임이사국은 거부권 행사를 제외하면 P5와 안보리 표결에서 동등한 지위를 갖는다. 매달 돌아가며 안보리 순회의장국을 맡아 회의를 소집하고 의제를 정할 수도 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의 비전을 실현해 나가는 데 굉장히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울러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위협에 대한 안보리 대응에 적극 참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데도 우리가 참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 안보리 무대서 '북핵·미사일' 대응 주도할 발판

정부는 그간 북한이 무력도발해 안보리가 회의를 소집해도, 이사국이 아닌터라 참가만할 뿐 발언권이 없었다.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회의를 주재한 김숙 전 유엔대사는 "당시 의장직을 맡고 있어서 즉각 회의를 소집하고 대응방안을 적극 논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안보리 의장을 다시 맡는 시점에 맞춰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안보리 공식회의를 부활하는 방안도 공론화할 방침이다. 2014~2017년 매년 열다 중단된 회의다.

정부는 안보리에서 추진할 중점과제로 △평화유지활동(PKO)·평화구축 △여성·평화·안보(WPS) △사이버 안보 △기후변화·평화·안보 △대량살상무기(WMD) 비확산·테러 대응을 제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상임이사국간 갈등이 첨예한 활동 외에 사이버테러나 기후변화 같은 현안에서는 안보리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분위기"라며 "그만큼 비상임이사국의 역할도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중러 딴지로 안보리 '무용론'...황준국 "책임있는 역할 촉구할 것"

물론 의욕만으로 되는 건 아니다. 안보리는 절차사항을 제외한 모든 결정에 P5의 동의를 포함한 9개국의 찬성이 필요하다. 안보리가 '무용론'에 시달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북한이 아무리 도발을 일삼아도 '뒷배'인 중국이나 러시아가 반대하면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다.

이에 정부는 이사국 진출을 계기로 중러 양국에 책임있는 역할을 촉구할 계획이다.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3월 "중국과 러시아가 수년 간 북핵 '양비론'을 퍼트려 왔다며 "이런 잘못된 논리를 정정하고 국제 여론전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도 올해와 내년 비상임이사국인 만큼, 북한의 군사위협에 대응해 최근 부쩍 강화된 한미일 3국 공조가 안보리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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