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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의 아침을 여는 시]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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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처럼 사랑이나 증오로 흐려지지 않는 눈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게 진실을 전해야 할 때 솔직하지만 잔인하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볼 수 없는 내 구부정한 등과 못생긴 뒤통수를 고요히 지켜봐 주는 거울 같은 단 한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끔씩 나를 내 본 모습보다 더 근사하게 비추는 촛불이나 달에게 한눈을 팔기도 하지만, 그건 충분히 이해 받을 수 있는 일입니다. 오늘 거울 앞에서 이마의 뾰루지에 슬퍼하는 젊은 앨리스 대신 세월의 하중에 납작하게 눌린 트럼프 카드의 여왕과 부딪힌 당신이라면.
시인ㆍ한국상담대학원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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