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두뇌 역할’ AI가 ‘신경망’ 5G 만나 더 똑똑하고 더 빠르게

입력
2020.06.09 04:30

[AI 태동 70년 ‘뉴 패러다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은 5G 통신과 만나 훨씬 더 큰 잠재력을 나타내고 있다. 자율주행, 원격진료, 로봇 등 상상만 했던 수많은 미래 기술이 AI와 5G의 만남으로 비로소 현실화 가능해진 덕분이다. 그레고리 듀덱 삼성리서치 몬트리올 AI센터장은 “5G와 AI가 융합됐을 때, 이들이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인간 활동 분야는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는 본격적인 5G 세상이 열리는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5G가 상용화됐다고는 하지만, 3.5G㎐대의 중간 대역폭만 사용한 데다 기존 롱텀에볼루션(LTE)을 함께 쓰는 비단독규격(NSA) 방식이었다. LTE보다 최대 20배 빠르다고 예상됐던 ‘진짜 5G’에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통신사들은 올해 28G㎐대 초고주파 대역을 전국에 부지런히 구축할 예정이며, 5G 대역폭만 쓰이는 단독규격(SA) 환경 준비에도 매진하고 있다. 지금보다 훨씬 많은 가능성으로 중무장한 5G 시대가 오는 것이다.

AI는 안정적인 5G 환경 완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KT가 개발해 새해 서울 보신각 타종행사 현장에 적용한 ‘5G 아이콘(AIKON)’ 기술의 경우, AI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지국을 자동 최적화함으로써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최적의 5G 품질을 제공한다. AI 덕분에 사람이 투입되지 않더라도 빠르고 효율적인 품질 최적화가 가능한 셈이다.

반대로 5G가 AI 발전을 돕기도 한다. AI를 구성하는 기본은 데이터다. ‘초연결·초지능’을 특징으로 한 5G 시대에는 모든 사물과 인간이 긴밀하게 연결돼 데이터로 기록을 남기게 되는데, 이 데이터가 AI를 점점 더 똑똑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미국 스토리지 전문업체인 씨게이트는 2025년이면 전세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 총량이 2016년의 10배 수준인 163제타바이트(ZBㆍ1ZB는 1조1,000억GB)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쌓이는 만큼 AI 발전 속도도 빨라질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AI와 5G가 만났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는 4차산업혁명에서 꿈꾸던 많은 신기술을 가능케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자율주행차와 로봇이다. 판단과 지시는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AI가 맡지만, 끊임없이 수집되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모으고 AI의 지시를 지체 없이 기계에 전달하는 ‘신경망’ 역할은 5G의 몫이다. 특히 돌발 상황에 닥쳤을 때 5G 통신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시스템은 시간당 6테라바이트(TB·1TB는 1,024GB)에 달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데, 찰나의 오류만 발생하더라도 사람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며 “이를 처리하고 반응하는 과정을 지연 없이 해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5G 망과 AI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의료와 제약, 유통 등 영역에서도 AI와 5G의 결합이 폭발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재필 KT경제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다가올 초연결 사회는 상상을 초월하는 데이터 양이 유통되는 사회”라며 “데이터 분석을 위해 도보로 이동해야 했던 거리를 5G 통신이 도와 시간을 절약하고, 인간이 보지 못하던 데이터를 AI가 분석해주는 등 이제 5G와 AI는 인류 발전에 서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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