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천 화재 “성역없는 수사 엄중처벌” 약속

입력
2020.05.0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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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사무소 등 10시간 압수수색

유족들 악성 댓글 등 2차피해 주장

경찰 “2차 피해 없도록 철저 수사”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의 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지난 3일 오전 경찰 과학수사요원들이 아직 수습되지 않은 유해와 유류품 등을 찾기 위한 2차 정밀수색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의 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지난 3일 오전 경찰 과학수사요원들이 아직 수습되지 않은 유해와 유류품 등을 찾기 위한 2차 정밀수색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38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이천 물류창고 공사현장 화재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현장사무소 등에 대한 2차 압수수색에 이어 공사 관계자 2명을 추가로 출국금지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18명의 사인 파악을 위한 부검도 모두 완료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이천화재 수사본부는 5일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 앞에서 유족들에게 현재까지 진행된 수사 진행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사망자 중 18명에 대한 부검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부검은 사인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 통상 피검사를 통해 혈액 내 일산화탄소 농도 확인 등으로 화재 또는 다른 원인 등을 밝혀내지만 이번 사고 사망자들의 경우 혈액을 채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결과가 나오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유족들에게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브리핑 후 이뤄진 유족들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유족 등의 2차 피해와 관련해 엄정한 처벌 의지를 밝혔다. 유족들은 이날 화재사고 관련 언론보도에 게재된 악의적인 댓글로 2차 피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원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과장은 “희생자와 유가족 분들을 대상으로 악성댓글을 게재하는 경우가 발생, 경기남부청 사이버수사대와 긴밀히 협력 중”이라며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서 댓글 게시자의 신원을 파악, 법에 따라 엄정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역 없는 수사를 하느냐는 유족의 질문에 “엄중한 처벌 의지에 대해서는 한 치의 의심을 갖지 않으셔도 된다고 자신 있게 말씀 드린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 3일 대통령 명의의 화환 등 5개를 손괴하고 난동을 피운 50대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일 오전 4시 30분쯤 술에 취한 채 합동 분향소를 찾은 A씨(59)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수칙을 따라달라”는 현장 관계자의 요구에 화가 나 대통령 명의의 화환 등 5개를 훼손(재물손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같은 날 오후 2시께 다시 합동 분향소를 찾아 현장을 지키고 있던 경찰의 뺨을 때리고 소동을 피우는 등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유가족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경찰은 전날 오전 9시 30분부터 10시간 가까이 수사본부 20명을 투입해 시공사 사무실 및 현장사무소 등 6개 업체 7개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시공계획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불법증축 및 불법하도급 등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공사 관련자 2명을 추가로 출국금지 조치했다. 앞서 17명과 2명 등 19명을 출금조치 한데 이어 세 번째다.

경찰은 화재 원인 및 발화지점 등이 아직 특정되지 않아 6일 오전 3차 합동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설계도면과 시공계획서 등을 토대로 이번 화재와 관련한 위법 행위가 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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