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여당에 맞설 ‘5선 경륜 협상가’… 주호영에 영남권 표 몰려

입력
2020.05.09 04:30
수정
2020.05.09 09:03
5면
구독

통합당 새 원내대표에… 권영세에 34표차 압승

합동토론회서 협상력 적극 부각, 원 구성 겨냥한 ‘강한 야당론

8일 미래통합당 당선자 총회에서 신임 원내지도부로 선출된 주호영(가운데) 미래통합당 신임 원내대표와 이종배(왼쪽) 정책위의장이 당선 직후 전임인 심재철(오른쪽) 원내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8일 미래통합당 당선자 총회에서 신임 원내지도부로 선출된 주호영(가운데) 미래통합당 신임 원내대표와 이종배(왼쪽) 정책위의장이 당선 직후 전임인 심재철(오른쪽) 원내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미래통합당 당선자들의 21대 국회 첫 원내사령탑 선택 결과는 ‘영남권 대표적 협상가’인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이었다. ‘영남 자민련’ 전락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 신임 원내대표의 대여 협상력을 높이 산 결과로 보인다. 그는 4ㆍ15 총선 참패 후 비상대책위원회 하나 제대로 꾸리지 못하는 당을 추스르는 동시에 177석 거대 여당과 맞서야 하는 과제도 떠안았다.

8일 열린 통합당 원내대표ㆍ정책위의장 경선은 예상보다 더 싱거운 승부였다. 후보 합동토론회에 이어 진행된 경선에서 주 신임 원내대표는 59표를 얻어 25표에 그친 권영세(서울 용산) 당선자를 압도적 표차로 눌렀다. 당선자 84명 중 67%(56명)에 달하는 영남권 의원들의 지지, 당내 최다선(5선 당선)에다 풍부한 정치협상 경험 등이 두루 호응을 얻은 결과로 풀이된다.

주 원내대표는 합동토론회부터 협상력을 강조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이번 원내대표는 압도적 수적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풍부하고 치밀한 대여협상 경험과 전략, 집요함이 필요하다”며 “18대 국회 개원협상을 주도(원내수석부대표)했고 100여차례 넘는 세월호특별법 협상, 공무원연금개혁 협상(정책위의장)을 성공적으로 이끈 노하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당장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등을 배분하는 원(院) 구성 협상을 앞둔 상황이다. 권 당선자가 내세운 ‘수도권 원내대표 당위론’보다는 거대 여당의 독주를 막겠다는 주 원내대표의 ‘강한 야당론’이 지지를 얻은 셈이다. 19ㆍ20대 국회 때 원외에 머물렀던 권 당선자의 ‘8년 공백’도 한계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주 원내대표는 당선이 확정되자 “패배의식을 씻는 것이 급선무로, 여러분과 함께 당을 재건하고 수권정당이 되도록 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8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당선인 총회에서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권영세 후보자와 인사하고 있다. 신임 정책위의장으로는 이종배 의원이 선출됐다. 뉴스1
8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당선인 총회에서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권영세 후보자와 인사하고 있다. 신임 정책위의장으로는 이종배 의원이 선출됐다. 뉴스1

그는 먼저 원 구성 협상 전략을 세우면서 총선 패배 후 3주간 이어진 지도부 공백 수습 등 산적한 당내 현안도 해결해야 한다. △‘김종인 비대위’ 출범 등 당 수습을 위한 지도체제 구성 △미래한국당과의 통합 여부 및 시기 결정 △홍준표ㆍ윤상현 등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 정리 등이 대표 과제로 꼽힌다. 주 원내대표는 조만간 당선자 총회를 열고 구성원들의 총의를 모을 예정이다.

주 원내대표는 “아직 계획은 없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를) 만나겠다”며 “지도체제가 오래 미정인 상태로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조기 전당대회 개최(오는 8월 31일)’에 반대하는 그는 ‘김종인 비대위가 최선은 아니나 차선은 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통합 문제를 두고는 원론적 필요성만 언급한 상태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