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핵협상 재개·죄수 맞교환... 美·이란 신경전 '점입가경'

입력
2021.07.18 18: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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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교장관 대행 "새 정부서 협상"
미 국무부 대변인 "터무니없어" 반박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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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협상 재개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8월 새 대통령 취임 이후로 협상을 미루겠다는 이란 외교장관 대행의 트윗에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터무니없다’며 맞받아쳤다. 양국의 죄수 교환 문제도 맞물렸다. 핵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미국과 이란 간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협상 대표를 맡고 있는 압바스 아라키 이란 외교장관 대행은 17일(현지시간) “우리는 수도(테헤란)에서 현재 민주적인 권력 이양 이행기에 있다”며 “따라서 (핵합의 복원을 위한) 빈 협상은 분명히 우리 새 행정부를 기다려야 한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미국과 이란은 2015년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JCPOA에 합의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이를 탈퇴하며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하면서 JCPOA 복원을 공언했고, 4월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P4+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독일)’과 미국 이란이 참여한 가운데 핵협상이 재개됐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보수 강경파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가 이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협상이 중단된 상태였다. 아라키 대행의 글은 라이시 대통령이 취임하는 8월 이후에나 협상 재개를 고려하겠다는 의미였다.

로버트 말리(오른쪽) 미국 이란특사가 지난달 2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당사국 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인 호텔을 떠나고 있다. 당사국들은 이날 접촉 후 본국과의 조율을 이유로 일단 회의 중단을 선언했다. 빈=EPA 연합뉴스

로버트 말리(오른쪽) 미국 이란특사가 지난달 2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당사국 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인 호텔을 떠나고 있다. 당사국들은 이날 접촉 후 본국과의 조율을 이유로 일단 회의 중단을 선언했다. 빈=EPA 연합뉴스

이에 미국은 즉각 반박 입장을 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런 (아라키 대행의) 언급은 현재 교착 상태에 대한 비난을 비켜가기 위한 터무니없는 노력”이라고 비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이란이 필요한 결정을 내리면 JCPOA 상호 복귀를 위해 빈으로 돌아가 작업을 완료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덧붙였다.

양국은 죄수 교환 문제를 두고도 공방을 주고받았다. 아라키 대행이 빈 협상과 별개로 포로 교환은 합의할 수 있다고 하자, 프라이스 대변인은 “빈에서 만날 수 있다면 진전을 이뤄내는 데 더 효율적일 것이고, 우리는 이 기간 구금된 사람들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로버트 말리 미 이란특사가 10일 이란과 죄수 맞교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공개했고, 이란 정부도 13일 이를 확인했다.

이 와중에 이란인 정보 요원이 미국 내에서 활동하는 이란 반체제인사를 납치하려 한 혐의로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되는 등 미국은 추가 압박 카드도 준비하는 상황이다. 미국의 이란 제재로 한국에 묶여 있던 이란 원유 수출대금 70억 달러(8조 원)를 풀어주는 대가로 죄수 교환 합의에 도달했다는 이란 국영TV의 보도가 5월에 나오기도 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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