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갈아타기'에... 카뱅은 최대 실적, 5대 은행은 주담대 늘려

입력
2024.05.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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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의 대환 대출 서비스 점유율
주담대 31%, 전월세 46% 압도적
"주담대 증가 배경엔 대환" 해석도

카카오뱅크 로고. 카카오뱅크 제공

카카오뱅크 로고. 카카오뱅크 제공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대출 갈아타기(대환 대출) 서비스 활성화 등에 힘입어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대환 대출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상승 배경으로도 언급된다.

8일 카카오뱅크는 1분기(1~3월) 당기순이익이 1,112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대비 9.1% 성장한 결과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도 역대 최대인 3,549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말 여신 잔액은 전년 동월 대비 41.0% 증가한 41조3,000억 원이다. 대환 대출 중심의 여신 확대가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카카오뱅크 주담대 신규 취급액의 50%가 타행 대출을 갈아탄 경우였는데, 1분기에는 그 비중이 62%까지 높아졌다. 이번에 처음 집계한 전월세보증금 대환 대출 비중도 45%에 달했다. 정부가 올해 초부터 제공하고 있는 은행권 전체 대환 대출 서비스에서도 카카오뱅크의 점유율은 주담대가 31%(총 32개 금융사), 전월세보증금 대출이 46%(총 21개 금융사)를 차지했다.

전통 은행 대비 낮은 금리가 대환 대출 시장에서 돋보인 결과다. 인터넷은행 특성상 영업점 유지에 드는 고정 지출이 '0'인 데다, '모임 통장'을 중심으로 요구불예금이 한 분기 만에 4조 원 이상 증가하며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카카오뱅크 수신 잔액 중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56.8%로 은행권 평균(39.2%) 대비 1.5배 정도 많다. 다음 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도 대환 대출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거둘 것이란 예상이다.

카카오뱅크 1분기 당기순이익. 그래픽=송정근 기자

카카오뱅크 1분기 당기순이익. 그래픽=송정근 기자

대환 대출 활성화가 은행 주담대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5대 은행 주담대는 전월 대비 4조2,851억 원 늘었는데, 한 은행은 "전반적으로 대출 손 바뀜이 늘어난 데다, 낮은 이자로 갈아타면서 (대출 한도에 여유가 생겨) 대출을 좀 더 받는 경우도 생겼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은행 관계자는 5대 은행 집단대출 규모가 전월보다 838억 원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시장이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신생아 특례, 디딤돌, 버팀목 등 정책대출이 전월(3월)과 달리 은행 대출 실적으로 잡히면서 주담대가 급증했다"는 해석을 내놨다. 지난달에는 주택도시기금 재원 공급이 적어 은행 자체 자금으로 정책 대출을 실행했는데 이 경우 은행 대출 실적으로 잡힌다. 반대로 3월엔 주담대 상당수가 기금 재원으로 실행되면서 은행권 전체 주담대 잔액이 1년 만에 감소했다.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추이. 그래픽=송정근 기자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추이. 그래픽=송정근 기자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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