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의대생 사진 올리고 "커밍 순"… '인종차별' 역풍 맞은 의협 회장

입력
2024.05.09 17:19
수정
2024.05.0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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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의료인 진료 허용에 반발
"후진국 의사 수입하나" 비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페이스북 캡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페이스북 캡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소말리아 의대생 졸업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인종차별 비판이 쏟아지자 사진을 삭제했다. 정부의 외국 의료인 면허 소지자 국내 의료 행위 허용 방안에 반발하려다 역풍을 맞았다.

임 회장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밀리아 의대생 졸업 사진이 담긴 기사를 올리며 "커밍 순(Cooming soon)"이라고 적었다. 해당 기사에는 2008년 소말리아 베나디르대 의대 졸업생들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졸업식을 열고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이 담겼다.

AP통신 등 당시 사진을 보도한 외신들은 "이날 졸업식은 총탄으로 손상된 소말리아 한 호텔의 바리케이드 안에서 열렸다"고 전했다. 임 회장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교육받지 못한 외국인 의사들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우회적으로 정부를 비판한 의도로 풀이된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민원실에 서울아산병원 전원 논란과 관련된 고위 공무원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민원실에 서울아산병원 전원 논란과 관련된 고위 공무원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임 회장의 글에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임 회장의 게시글에 "특정 국가를 비하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힘들게 사는 나라에서 어렵게 의사가 된 친구들일 텐데 부적절하다"는 댓글이 달렸다. 임 회장은 역풍이 일자 이날 오후 해당 게시물을 내렸다.

대신 "수없이 많은 후진국 의사가 아니라, 후생노동성 장관 하나만 일본에서 수입해 오는 게 낫겠다"는 글을 남겼다. 전날에는 "전세기는 어디다가 두고 후진국 의사 수입해 오나요?"라고 비꼬았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집단이탈로 빚어진 의료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8일 외국 의료인 면허 소지자의 국내 의료 행위를 허용하는 취지의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외국 의료인 면허를 가진 사람은 재난안전법상 4단계 위기 경보 중 가장 높은 심각 단계인 경우 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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