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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꽉 찬 생크림빵...올해 편의점 강타한 '베스트 디저트'는

2023.11.29 11:00

올해 편의점족의 입맛을 사로잡은 '베스트 디저트'는 속이 꽉 찬 생크림빵이었다. 한국일보가 29일 주요 편의점 4개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를 대상으로 올해(1월~11월 9일) 편의점 디저트 판매 순위를 취합한 결과 각 사별로 자체브랜드(PB상품) 생크림빵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각각 CU '연세우유 생크림빵', GS25 '우유생크림빵', 세븐일레븐 '제주우유생크림빵', 이마트24 '순삭크림롤'이다. 모두 베이커리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생크림빵보다 크림 중량을 늘려 가성비가 높다는 평을 받았다. 편의점이 '디저트 맛집'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연세우유 생크림빵이 불러일으킨 디저트 경쟁의 열기가 더 뜨거워지고 있다. 편의점 디저트는 커피를 팔기 위한 짝꿍 상품 정도로 여겨졌지만 어느덧 편의점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는 핵심 상품으로 거듭났다. 생크림빵 열풍의 포문을 연 건 CU다. 2021년 1월 '연세우유 생크림빵'을 내놓은 이 회사는 단팥, 초코, 멜론, 옥수수 등 10종으로 라인업을 늘리면서 지금까지 인기 유지 중이다. 29일 기준 이 시리즈는 무려 4,500만 개 넘게 팔렸고 CU의 전체 디저트 매출에서 40% 비중을 차지한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모든 상품을 통틀어 별도의 할인, 증정 행사 없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텐 밀리언셀러(Ten Million Seller)'에 오른 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전체 중량의 80%나 되는 풍성한 크림은 생크림빵의 인기비결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반갈샷'(빵의 반을 갈라 내용물을 보여주는 인증샷)이 유행하면서 다른 편의점들도 속속 생크림빵 전쟁에 뛰어들었다. GS25는 올여름 납작복숭아·고창수박 등 이색 식재료를 넣은 생크림빵을 각각 100만 개 이상 팔았다. 10월부터 GS25, CU, 이마트24 등이 밤을 활용한 생크림빵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할매니얼'(할매+밀레니얼) 트렌드도 강세를 띠면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서 약과와 떡 같은 전통 간식도 각광을 받았다. 약과는 일부 편의점에서 자체 브랜드까지 론칭하며 호응을 얻어 공급량 부족으로 발주 중단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약과와 떡은 MZ세대의 입맛에 맞춰 쿠키, 도넛, 타르트 등 다른 디저트와 결합하고 인증샷 욕구를 자극하도록 화려하게 만들었다. GS25가 창억떡집과 손잡고 출시한 '호박인절미소보로'는 소보로빵 안에 떡을 담아 부드러운 빵과 쫄깃한 떡의 식감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게 했다. 이 제품은 1~9일 기준 전체 디저트류 매출 1위에 올랐다. 세븐일레븐이 여름 출시한 약과 디저트 7종도 버터바, 휘낭시에, 팝콘, 도넛 등 요즘 디저트에 약과를 토핑하거나 계피 가루를 입히는 식으로 먹기 편하게 만들었다. 약과는 디저트를 넘어 흑맥주, 라떼 등 이색 상품으로 변신했다. CU는 서울 압구정 로데오의 인기 카페 '이웃집 통통이'와 함께 8월 '이웃집 통통이 약과향 흑맥주'를 선보였다. 초콜릿, 카라멜, 쿠키의 풍미와 함께 약과향까지 담아 일반 흑맥주보다 부드럽게 넘어가도록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편의점의 디저트 매출은 1, 2년 사이 크게 올랐다. CU는 지난해 디저트 매출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20.6% 늘었는데, 올해(1~11월 9일)는 137.2%로 더 뛰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각각 120%, 89% 디저트 매출이 상승했다. GS25는 디저트를 판매하기 시작한 2015년과 비교해 올해 매출 규모가 서른 배 이상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무게 중심이 과자에서 디저트로 이동하는 분위기"라면서 "회사마다 전문 조직까지 꾸리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MZ세대는 SNS를 통해 '편저트(편의점+디저트)' 경험을 공유하고 놀이 문화로 즐긴다. 빵에 생크림을 꽉 채우고 약과에 빵을 결합하는 등 시각적 즐거움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불어 카페와 전문점을 중심으로 디저트 열풍이 부는 것도 영향을 줬다. 전체 디저트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고물가가 계속되면서 편의점 디저트로 수요가 몰린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집에서 가깝고 품질이 높은데 가격까지 저렴하다"며 "편의점들도 갈수록 프리미엄 상품을 많이 내놓지만 아직도 디저트 전문점과 비교하면 가성비는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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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번호 600번 넘겼다…이 추위에도 한여름보다 수영복 잘 팔리는 이유

18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한 글로벌 브랜드가 마련한 신상품 선(先)출시 행사에 새벽 1시부터 오픈런이 벌어졌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수영복인 '스윔웨어' 판매 행사인데 쌀쌀한 날씨에도 대기번호가 600번대를 돌파하며 고객이 몰렸다. 행사를 진행한 이틀 동안 주최 측에서 벌어들인 판매액은 약 1억5,000만 원에 달한다. 겨울철 때아닌 수영복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추운 날씨를 피해 동남아 지역으로 떠나는 고객이 늘면서 역시즌 상품인 수영복 판매가 늘어난 것이다. 28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11월 한 달 동안(1~27일)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수영복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5%, 11.9%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1~22일 수영복 매출이 13.3% 늘었다. 한여름인 8월(5.6%)보다 높은 신장률이다. 최근 동남아 지역으로 떠나는 여행객이 늘면서 수영복 매출이 증가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행 업계에 따르면 한 여행사는 12월 해외여행 예약이 전년 동기 대비 120.3% 증가했는데 그중 동남아 비중이 61.6%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남아 여행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175.2% 늘었다. 최근 수영복을 역시즌 상품으로 저렴하게 파는 마케팅이 이어지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해외 여행이 늘고 수영복에 대한 역시즌 마케팅이 자리 잡으면서 수영복이 사계절 내내 수요가 지속되는 '시즌리스(Seasonless)' 품목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실용적이면서도 캐주얼한 디자인이 인기를 끈다. 롯데백화점은 래시가드와 서핑복으로 유명한 수영복 브랜드 '배럴'의 팝업스토어 기간을 2월 말까지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김해점에서는 엘르와 아레나 등 인기 수영복 브랜드를 20~50% 할인해 판매한다.

그대가 43세라면 인생 '최대 흑자' 시기... 61세부터 '적자 삶'

“이렇게라도 돈을 벌고 있으니 정말 좋죠. 은퇴한 친구들은 대부분 놀고 있는데...” 세종의 한 아파트에서 24시간 격일제로 일하는 경비원 박모(67)씨는 동이 트기 전인 오전 6시에 출근해 그다음 날 같은 시간에 퇴근한다. 쏟아지는 잠을 쫓기 위해 하루에 커피 3, 4잔을 마시고 아침에 퇴근해선 잠들기 어려워 피로감이 계속 쌓이지만, 박씨는 짧은 대화 내내 “다행이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손에 쥐는 250만 원 안팎의 월급이 가계생활에 큰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연금도 얼마 안 돼 이 돈이 없으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 국민은 61세부터 ‘적자 인생’에 다시 접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27세부터 ‘흑자 인생’을 살다가 43세에 정점을 찍은 1인당 노동소득이 줄곧 하락하면서 은퇴 즈음엔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1년 국민이전계정’ 보고서를 보면, 국민 1인당 생애주기 적자는 17세(3,527만 원) 때 가장 컸다. 다른 연령대보다 교육 등에 소비(3,575만 원)를 많이 하지만, 노동소득은 거의 없어 적자가 크게 발생했다. 국민이전계정은 소비와 노동소득의 관계를 바탕으로 연령 변화에 따라 경제적 자원의 흐름을 파악하는 통계다. 적자 규모는 연령이 많아질수록 감소해 27세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흑자 폭(1,792만 원)은 1인당 노동소득이 최고점(3,906만 원)에 오른 43세가 가장 컸다. 1인당 노동소득은 소득이 없는 사람까지 모두 포함해 구한 값으로, 직업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평균소득과 차이가 있다. 그러다 61세부터 다시 소비가 노동소득보다 많은 적자의 삶을 살게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흑자 진입 연령은 27, 28세로 일정한 편이나, 고령층의 사회활동 증가로 적자 재진입 연령은 2010년의 56세에서 점차 늦춰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생에서 ‘흑자의 삶’도 2010년 29년→2015년 31년→2022년 34년으로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생애 소비에서 노동소득을 뺀 국민 생애주기 적자 총액은 전년보다 11.6% 증가한 108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소비의 증가폭이 소득을 웃돈 영향이다. 연령계층별로 보면 유년층(0~14세)은 151조8,000억 원, 노년층은 136조7,000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고, 노동 연령층에선 179조7,000억 원 흑자가 났다.

외국인 집주인, 반년 만에 3700가구 증가... 중국인이 가장 많아

외국인이 국내에 소유한 주택이 8만7,000여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반년 동안 3,700여 가구가 증가했는데 수도권 공동주택이 대부분이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외국인 소유 주택은 올해 6월 기준 8만7,223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보다 4.4%(3,711가구) 늘어난 규모다. 중국인(4만7,327가구)이 가장 많은 주택을 소유했고 미국인(2만469가구) 캐나다인(5,959가구) 대만인(3,286가구) 호주인(1,801가구)이 뒤를 이었다. 증가율도 중국인 소유 주택(5.4%)이 호주(3.5%) 미국(2.7%) 등 다른 국적 소유 주택을 앞섰다. 외국인 소유 주택의 73.3%(6만3,931가구)는 수도권에 집중됐다. 시·도별로는 경기(3만3,168가구) 서울(2만2,286가구) 인천(8,477가구) 충남(4,892가구) 부산(2,903가구) 순으로 많았다. 경기에서는 부천시(4,384가구) 안산시 단원구(2,709가구) 시흥시(2,532가구) 평택시(2,500가구)에 특히 많았다. 주택 유형별 선호도는 아파트(5만2,508가구) 연립·다세대(2만6,853가구) 단독주택(7,862가구) 순서로 높았다. 전체 소유자 8만5,358명 가운데 93.4%(7만9,763명)가 1주택자였고 2주택자는 5.2%(4,398명), 3주택 이상 소유자는 1.4%(1,197명)였다. 외국인이 국내에 보유한 토지 면적은 2억6,547만2,000㎡로 전체 국토 면적(1,004억4,355만3,000㎡)의 0.26% 수준으로 집계됐다. 국적별 토지 보유 비중은 미국인(53.4%) 중국인(7.8%) 순이었다. 외국인 소유 토지는 경기(18.4%) 전남(14.7%) 경북(14%) 등에 집중됐는데 용도별 비중은 임야·농지 등 기타용지(67.6%) 공장용지(22.2%) 레저용지(4.5%) 주거용지(4.2%) 순으로 높았다. 국토부는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를 적극 적발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진행 중인 2차 기획조사 결과는 내달 공개된다. 지난해 결과가 공개된 ‘1차 주택 투기 조사’에서는 위법 의심 행위 567건이 적발된 바 있다.